국제 일반

“딸기 알레르기 탓에 탑승 거부될 뻔” 英승객 사연 논란

작성 2018.09.30 12:04 ㅣ 수정 2018.09.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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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알레르기의 증상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심하면 알레르기 성분이 퍼진 공기를 마시기만 해도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한 여성이 최근 휴가지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탑승을 거부당할 뻔했다고 SNS에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딸기 알레르기로 관심을 끌고 있는 여성은 영국 랭커셔주(州) 볼턴-바이-보랜드에 사는 클로이 피츠패트릭(19)이다. 그녀는 남자친구 매슈 힉슨(21)과 함께 최근 영국의 저가항공사 ‘토머스 쿡’을 이용해 그리스 자킨토스(잔테) 섬으로 가서 휴가를 즐겼다.


두 사람은 휴가 가는 비행기에서는 아무런 문제를 겪지 않았지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뜻밖의 문제에 휩쓸렸다고 영국 메트로와 미러닷컴 등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생후 10개월 당시 심한 딸기 알레르기를 진단받았다는 피츠패트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항상 응급주사제 에피펜 2회분을 지니고 다닌다. 스스로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1년에 2, 3번은 과민증 쇼크가 일어나 이번 여행 역시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그녀는 돌아오는 항공편에서도 객실 승무원들에게 심한 딸기 알레르기가 있다고 알렸지만, 객실을 관리하는 여성 사무장에게 굴욕적인 대응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녀의 알레르기를 알게 된 두 객실 승무원은 딸기 성분이 포함된 아이리시 사이다인 매그너스 베리와 로제 와인을 기내 서비스로 다른 승객들에게 제공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사무장 여성은 “당신 알레르기 때문에 기내 서비스를 제한해 승객 200명의 기분을 망칠 수 없다. 에피펜이 있으면 문제없을 것이다. 아니면 내려서 영국으로 돌아가는 다른 방법을 찾으라”고 그녀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대응에 피츠패트릭은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자 남자 친구가 “기내 서비스가 승객의 생명보다 중요하냐”고 따졌다. 또한 다른 객실 승무원 2명 역시 사무장에게 너무 심했다면서 승객들 편을 들었다. 이에 따라 여성 사무장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녀의 탑승을 허가했고 기내 방송으로 “심한 알레르기 환자가 함께 타고 있어 딸기 성분이 함유된 식품은 일절 기내에서 제공하지 않는다. 또 비행 중 딸기 성분이 든 음식이나 음료를 개봉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끝까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한 사무장의 대응에 그녀는 심한 모욕을 당하는 기분을 느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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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패트릭은 “나같이 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지닌 사람은 비행기에도 타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무례한 대응으로 최악이었다”면서 “내가 왜 탑승을 거부당해야 하나”고 말했다. 또한 “사무장은 알레르기 증상의 심각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기내 공기는 재순환 시스템으로 멀리 떨어진 누군가가 딸기 성분이 든 식품을 먹으면 그 공기가 내게 전해져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다”면서 “결국 탑승이 허가되긴 했지만 좌석에 돌아와서도 다른 승객들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내리라는 말까지 해 기분이 매우 불쾌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녀는 좌석에 돌아오고 나서 다른 승무원으로부터 사과를 받고 “베리 계열 식품과 음료는 일절 기내에서 서비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앞으로도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일에 대해 항공사 측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 같이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승객들에게는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승무원들을 다시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항공사 측은 “승객과 기내 직원의 안전은 항상 최우선 과제로 승객에게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사무장은 알레르기 중증도에 따라 최선의 행동 방침을 정하기 위해 비행 전 브리핑의 일부로 기장과 다른 승무원들과 정보를 공유한다”면서 “사무장은 해당 승객과 기장 모두와 의견을 주고받았고 기내 방송을 통해 다른 모든 승객에게 딸기 성분 제품의 개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런 제품은 비행 중 팔지 않는다고 공지했다”고 해명했다.

또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알레르기가 있는 게 본인 잘못이냐”, “알레르기가 있으면 여러 가지로 힘들 거 같다” 등 동정 여론을 보였지만, 또 다른 네티즌들은 “예매할 때 미리 알려야 하지 않느냐? 그러면 다른 상품을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리 말하지 않은 그녀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잘못했음에도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은 좋지 않다”, “마스크를 하면 되지 않을까” 등 여성 승객을 비난하는 반응을 보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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