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女 인터넷방송 진행자에 빠져 가산 탕진한 19세 청년

작성 2018.11.02 15:15 ㅣ 수정 2018.11.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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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BJ에게 4000만원이 넘는 돈을 쓴 19세 소년. (사진=시나뉴스)


중국의 한 10대 소년이 가족 통장에 저축해둔 돈을 인터넷방송 진행자(BJ)에게 다 써버려 부모를 파산하게 만들었다.


31일 중국 시나뉴스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지난에 사는 리(19)는 인터넷방송 ‘주싱 구워’로 알게 된 여성 진행자들과 온라인으로 채팅을 시작하면서 사랑에 빠졌다.

해당 인터넷방송의 진행자는 대부분 여자들이며, 이들은 시청자들의 선물을 받기 위해 노래나 춤을 선보이거나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낸다. 그들에게 선물하는 사람의 80%가 남성으로 인기 진행자의 경우 매월 10만 위안(약 1628만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다.

리 역시 여성 진행자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잡역부 일을 하며 번 돈을 모두 쏟아 부었다. 이들의 환심을 사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값비싼 선물을 사는데 가족의 예금까지 손을 댔다. 그는 “웹사이트에서 그들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 주었다. 마치 대단한 재벌이라도 된 것처럼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특히 한 여성 진행자에게 반한 리는 그녀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닷새 만에 21만 위안(약 3414만원)을 써버렸다. 실제로 지난 8월, 그 여성은 리에게 ‘사이트에서 자신의 인기를 끌어올리려면 돈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그렇게 리가 탕진한 돈은 26만 위안(약 4229만원)이 넘었다. 이는 리의 부모가 친지들에게 빌린 돈을 포함해 새 집을 장만하기 위해 마련한 계약금이었다.

지난 달 19일 리씨의 아버지는 돈을 송금하려다 계좌에 있던 돈이 모두 사라진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버지는 “아들이 우울증이 있고 아이큐도 낮다”면서 웹사이트 측과 여러 번 협상을 시도했으나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또한 리와 대화를 나눴던 여성은 자신이 인터넷방송 진행자임을 부인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인터넷방송 시청 인구수는 4억 5600만 명으로, 중국 인터넷 사용자의 절반이 넘는 수치”라며 “정부는 지난해 해당 산업 단속에 나섰고, 포르노물 배포, 폭력 조장, 불법 콘텐츠물 방송을 이유로 370개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폐쇄조치했다”고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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