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지구를 지배하기 훨씬 이전인 3억 1500만 년 전, 지구의 땅 위를 걸어다닌 생명체의 발자국이 공개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전문매체가 15일 보도했다.
미국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화석 형태로 발견된 이 발자국은 해당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척추동물의 흔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분석 중인 라스베이거스대학 지질학과 스티브 로랜드 교수에 따르면 이 발자국은 약 3억 1500만 년 전에 만들어 졌으며, 발자국의 주인은 파충류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발자국이 마치 옆으로 걸어가면서 찍은 듯한 형태라는 사실이다. 길이 1m, 폭 45㎝의 사암 석판에 보존된 이 발자국은 총 28개에 달한다.
이 사암 석판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2016년이며, 2017년 각각 5㎝ 길이의 발자국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얼핏 보면 마치 동물 두 마리가 나란히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구진은 한 마리의 파충류가 독특한 발걸음으로 걸으며 생긴 발자국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앞으로 걷는 네 발 달린 동물은 걸을 때 앞발과 뒷발이 교차되는 지점이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발자국의 경우 마치 옆으로 걸은 듯한 흔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아마 왼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어쩌면 이 동물을 가파른 경사를 오르기 위해 경사면을 비스듬히 걸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파충류는 상처를 입거나 침략자를 만났을 때, 혹은 짝짓기를 할 때에 옆으로 걷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이 발자국의 주인이 얕은 바다 근처의 해안 모래 언덕을 걸어 다녔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17일 뉴멕시코 주에서 열린 척추동물 고생물학 연례학회에서 발표됐으며, 곧 학술지에 실릴 예정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