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주

[아하! 우주] 블랙홀이냐 중성자 별이냐? - 최초 발견된 ‘탄생’ 현장

작성 2019.01.12 10:28 ㅣ 수정 2019.01.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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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한 폭발을 보여주는 ‘암소’ 이미지. 2018년 6월 지구에서 2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강력한 X-선 폭발이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은 이 신비한 폭발이 블랙홀의 탄생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출처=Sloan Digital Sky Survey)
지난해 6월 처음으로 발견된 ‘암소'(The Cow)라는 별칭의 밝고 짧은 폭발은 갓 태어난 블랙홀이거나 초밀도의 중성자 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새로운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X-선과 자외선 방출을 보인 ‘암소’는 백색왜성을 삼키는 블랙홀에 의한 것 같다”고 논문 대표저자 라파엘라 마르구티 노스웨스트 대학 천체물리학 조교수가 밝혔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같은 작은 항성이 죽을 때 남겨진 작은 속심 같은 것이다. 태양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항성은 초신성 폭발로 최후를 맞는데, 폭발 후 별의 잔재는 밀도가 높은 중성자 별이나 블랙홀이 된다.

마르구티 교수는 “스펙트럼을 가로지르는 다른 파장의 관측으로 ‘암소’가 실제로 블랙홀 또는 중성자 별을 형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면서 “이론상으로 블랙홀과 중성자 별은 별이 죽었을 때 형성되지만, 태어난 직후의 블랙홀이나 중성자 별은 아직까지 관측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암소’는 비교적 가까운 우주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방향은 헤르쿨레스자리고, 거리는 지구로부터 약 2억 광년 떨어진 곳이다. 천문학자들은 하와이에 있는 한 쌍의 망원경 ATLAS(Asteroid Terrestrial-Impression Last Alert System)를 사용하여 이 폭발(AT2018cow)을 발견했다.

‘암소’는 처음부터 연구자들에게 흥분을 안겨주었는데, 무엇보다 엄청나게 밝았다. 놀랍게도 전형적인 초신성보다 10배에서 100배 더 밝았다. 게다가 불과 2주 만에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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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한 X-선 폭발이 일어난 은하와 AT2018cow의 이미지. 2018년 8월 17일 하와이의 케크 망원경으로 잡은 것이다.(출처=R. Margutti / W.M. Keck Observatory)
공동저자인 라이언 코르노크 오하이오 대학 천체물리학 조교수는 “이 광원이 단 며칠 만에 비활성 상태에서 최고 광도에 달했다는 것을 즉시 알아챘다”고 밝히면서 “이것은 너무나 특이할 뿐더러 천문학적 기준에서 볼 때 아주 가까이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모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전세계의 연구자들은 다양한 망원경을 동원해 이 수수께끼 같은 광원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마르구티 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NuSTAR와 유럽우주국(ESA)의 INTEGRAL 및 XMM-뉴턴 관측선을 사용하여 ‘암소’의 X-선 파장을 연구했으며, 국립천문대의 VLA 전파망원경, 미국 애리조나의 MMT 광학망원경, 칠레 남천 천체물리학 연구소(SOAR) 망원경의 동원되었다.


과학자들은 또 하와이의 케크 천문대에 있는 두 대의 대형 망원경에 장착된 장비를 사용하여 ‘암소’의 모양과 화학적 조성을 조사했다. 이 연구에 의해 수소와 헬륨의 존재가 밝혀지는 한편, 블랙홀과 중성자 별 사이의 극적인 합병을 포함하는 암소 시나리오는 배제될 수 있었다. 결국 그 강렬한 빛은 산산조각난 천체의 파편들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신생 천체에 의해 주로 생성된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AAS) 회의에서 발표되었으며, ‘천체물리학 저널’에 실릴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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