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유령처럼 생겼다” 무슬림 가족 내쫓은 美 병원 논란

작성 2019.01.14 16:27 ㅣ 수정 2019.01.14 16:27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 한 무슬림 가족이 미국 병원에서 모욕적으로 내쫓겼다.
갓 태어난 조카를 만나기 위해 병원을 찾은 한 무슬림 여성이 ‘무섭게 생겼다’는 이유로 보안요원에게 쫓겨났다. 지난 11일 미국 AP통신 등 현지언론은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있는 ‘이노마 페어 오크스 종합병원’의 보안요원이 무슬림 여성을 모욕한 후 내쫓았다고 보도했다.

무슬림 여성인 아르와 자흐르는 지난해 12월 오빠 아흐메드의 아기가 태어나자 부모님과 함께 이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그들이 3층 분만센터에 도착했을 때 한 보안요원이 갑자기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는 아르와와 그의 어머니를 번갈아 쳐다보며 “당신들은 여기 들어올 수 없다. 당신들이 유령 같이 생긴 건 알고 있겠지?”라고 소리쳤다.

결국 자흐르 가족은 로비로 쫓겨났고, 수간호사를 찾아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항의했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것은 간호사의 대응이었다. 그 역시 자흐르 가족에게 “입을 다물지 않으면 쫓아내겠다”고 겁박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확대보기
▲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위치한 이노마 페어 오크스 종합병원.
아흐메드는 경찰 조사에서 “내 아버지는 이노바 계열의 다른 병원에서 오랫동안 자원봉사를 했기에 더 충격을 받았다. 우리 가족은 이곳에서 20년 넘게 살았지만 이런 대접은 처음”이라고 황당해했다.


자흐르 가족은 아르와와 그의 어머니가 쓴 ‘니캅’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니캅은 히잡, 부르카, 차도르와 같은 이슬람교도 여성 의복 중 하나로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복장이다. 미국에서 법적으로 니캅 착용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운전 중이나 공항에서 이동할 때는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

이노마 병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언론에 “다양한 환자 커뮤니티를 존중하며 어떤 형태의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 병원의 입장”이라면서 “이번 일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추천! 인기기사
  • “포기란 없다”…비트코인 ‘7600억원 어치’ 실수로 버린
  • “나 아직 안죽었다”…보이저 1호 240억㎞ 거리서 ‘통신’
  • 나홀로 사냥…단 2분만에 백상아리 간만 쏙 빼먹는 범고래
  • 美 언론 “KF-21 공중급유 첫 성공, 인상적인 속도로 발
  • 죄수 출신 바그너 용병들, 사면 후 고향 오자마자 또 성범죄
  • 정체불명 ‘금속기둥’ 모노리스, 웨일스 언덕서 발견
  • 노브라로 자녀 학교 간 캐나다 20대 엄마 “교사가 창피”
  • 푸틴, 피눈물 나겠네…“‘1조 160억원 어치’ 러軍 전투기
  • 우크라도 ‘용의 이빨’ 깔며 방어전 돌입…전쟁 장기화 양상
  • “감사하다”…인도서 8명에 집단 강간 당한 女관광객, 얼굴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