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목포(木浦), 근대를 기억하다 - 목포 근대역사관

작성 2019.02.07 09:57 ㅣ 수정 2019.02.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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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근대역사관 1관은 평화의 소녀상 뒤에 위치하고 있다
# 목포는 현재 ; 거두절미(去頭截尾), 전화위복(轉禍爲福), 도청도설 (道聽塗說)

목포는 현재 진행형이다. 뜨겁다. 아이러니다. 연일 쏟아 부어주던 날선 언론의 관심조차도 목포 구도심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는 반갑기(?) 그지없다. “사람들이 그짓말을 해싸요. 으찌 한 번도 목포에 안 온 사람들이 그라면 안 돼요” 목포 유달동에서 20여 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모처럼 분주해진 식당 앞 오거리가 반가운 듯 연신 주변을 둘러본다. 목포 구도심을 대표하는 유달동 골목길에서 다시금 목포를, 목포의 시간을 찾는다. 목포 근대역사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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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구도심을 찾은 관광객들이 창성장 간판을 사진으로 담고 있다
목포의 근대 시간을 간략히 살펴보자. 사실 목포는 우리 근대 항구 문화의 시작점이었다. 1897년 10월 1일에 개항한 목포는 일본의 상업도시인 나가사키와 후쿠오카에서 출발한 상선들이 중국으로 들어가기 전 거쳐야 할 길목으로 일찌감치 일본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一黑(김), 三白(쌀, 소금, 면화)’이라 하여 호남의 거의 모든 물산이 목포에 집결하였고, 이를 중계 무역하고자하는 일본인들의 거류지가 자연스레 목포에는 들어서게 된다. 더구나 1914년 호남선이 개통되자 목포는 본격적인 근대 무역항으로서 입지를 완전히 다진다.

1920년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이 들어서면서 목포는 국내 제일의 면화 수출항구로 자리를 잡는다. 이 당시 기록에 남은 목면 공장은 26개로 이 곳에 취업하고자하는 노동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고, 그 중 특히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비율도 꽤 높았다고 한다. 1935년에 발표된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에 담겨진 ‘부두의 새악씨 아롱젖은 옷자락 /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이라는 가사의 배경은 정확히 근대 목포를 나타내고 있다. 이 후 해방까지 목포는 조선 면화의 수탈지로, 호남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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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역사관에는 과거 개항장으로 번성하였던 목폭의 시간을 잘 담고 있다
# 1900년, 시간이 퇴적되다.

현재 목포 구도심에 자리 잡은 근대역사관은 1관과 2관으로 나뉘어 있다. 근대역사관 1관, 혹은 본관으로 불리는 이 건물은 예전 ‘구 목포 일본영사관’(사적 제289호)으로 역사부터가 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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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면화를 수출하던 곳이었다
목포에서 단연 제일 오래된 건물로 1898년 10월에 목포에 영사관이 설치되자 1900년 12월에 완공한 건물이다. 우리나라 1900년 이전 근대 대표 건축물로는 1892년 약현성당, 1897년 독립문, 1898년 명동성당, 1898년 정동교회가 있는데 이 다음으로 오래된 건물이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지방에 위치한 건축물 중에서는 120년 시간을 지닌, 존재감 하나는 확실한 건물인 셈이다. 해방 후에는 목포시청, 목포문화원 건물로 사용되다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보수 후 개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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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역사관 1관 건물 바로 뒤에는 일본이 파놓은 방공호가 있다
현재 근대역사관 1관에는 근대를 대표하던 도시였던 목포에 관한 모든 것을 돌아 볼 수 있도록 1, 2층으로 나누어 총 7개의 주제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근대역사관 1관 뒤에는 일본이 전쟁준비를 한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방공호(防空壕)가 있다. 높이와 폭이 2미터 가량, 길이는 82미터로 관람객이 입구에 들어가면 사이렌이 울리고, 안쪽에 굴을 파기위해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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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역사관 2관은 예전 동양척식주식회사로 사용하던 건물에 자리잡고 있다
근대역사관 2관은 근대 역사관 1관 바로 아래편에 위치하고 있다. 1921년에 건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건축물로서 현재 남아 있는 2곳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중 한곳으로 부산의 동척에 비해 규모면에서 앞선다고 전해진다. 현재 근대역사관 2관에서는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일제 침략사진을 비롯하여 독립을 향한 우리 민족의 치열한 구국 운동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진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목포 근대역사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목포의 근대를 담고 있는 역사관이다. 목포 구도심을 여행한다면 필수 코스

2. 누구와 함께?

-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

3. 가는 방법은?


- 영산로29번길 6 (대의동2가) / 유달산 우체국 뒤

- 주차시설이 없기 때문에 건물 아래편 주차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 7번 버스, 유달산 우체국 앞

4. 감탄하는 점은?

- 1900년에 지어진 건물의 외양, 방공호.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110년이 훌쩍 지난 시간을 아직도 담고 있다. 언론의 관심 이후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근대역사관 면화 방적 기계, 방공호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한정식 ‘옥정궁중한정식’, 꼬리곰탕 ‘대양’, 한식 ‘한미르’, ‘안골정’, ‘김정림 선지해장국’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mokpo.go.kr/tour/attraction/museum?mode=view&idx=7449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목포자연사박물관, 이훈동정원, 연희네슈퍼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전국적인 관심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끌고 가길 바란다. 120년의 스토리가 있고, 근대 건축물이 아직 남아 있는 거리.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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