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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과학] 아인슈타인 상대성 원리에 ‘영감’ 준 사람은 100년 전 철학자 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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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천재라 하더라도 천재적인 발상을 떠올리는 데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때로는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과학천재로 일컬어지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사실 어떤 철학자에게서 받은 영감 때문이라는 사실이 최근 영국 에딘버러 대학에서 발견된 아인슈타인의 편지에서 밝혀졌다.

아인슈타인에게 영감을 준 사람은 18세기 스코틀랜드 철학자 데이비드 흄으로, 이 편지에는 1905년 아인슈타인이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기 직전에 데이비드 흄의 '인간의 본성 (Treatise of Human Nature)'에 푹 빠져 있는 상태를 묘사하고 있는 대목이 나온다.

물리학자들은 이 편지에 대한 평가에서, 흄의 질문이 아니었더라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탄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흄은 영국의 유명한 철학자이자 역사가, 경제학자로, 자연주의와 회의론에 관한 그의 철학은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 '인간의 본성'은 아인슈타인이 태어나기 61년 전인 1738년에 처음 출판되었으며, 과학의 맥락에서 시간과 공간의 개념에 대해 질문을 포함하고 있다.

"모든 추상적 추론의 대척점에 있는 주요한 반대는 공간과 시간의 개념에서 파생된다. 일상생활에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는 분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심오한 과학적 조사를 통해서 볼 때... 그것들은 부조리와 모순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인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상대성 이론은 바로 흄의 이러한 개념을 이론화한 것으로 획기적인 제안이었다. 시간과 공간은 불변의 존재가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이 편지는 1915년 12월에 씌어진 것으로, 수신자는 빈 대학의 물리학 교수 모리츠 슐릭이었다. 이 편지에서 아인슈타인은 흄의 작업이 자신의 상대성 이론을 탄생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가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당신이 정확하게 지적했다시피, 이러한 일련의 사상들이 나의 상대성 이론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에른스트 마흐와 데이비드 흄의 인식론은 내가 깊은 존경심을 갖고 공부한 것으로, 이를 통해 나는 인식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철학적 연구 없이는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 편지를 발견한 에딘버러 대학의 데이비드 퍼디 교수는 영국 '텔레그래프' 지에 다음과 같이 전했다.



"나는 정말 당혹스러웠다. 아인슈타인의 모든 논문을 읽었지만 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인슈타인의 오래된 편지를 파고들었다. 그 결과 잊혀졌던 이 편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다른 누구보다도 흄이 자신을 고무시켰다고 말했다. 100년 전,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살았던 누군가가 아인슈타인에게 그런 영향을 미쳤을 수 있었다니, 정말 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인슈타인은 1900년대 초반, 스위스에서 동료 과학자, 철학자들과 같이 만든 독서 모임인 올림픽 아카데미에서 데이비드 흄의 저작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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