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한옥과 성당이 만나다 -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작성 2019.04.11 09:31 ㅣ 수정 2019.04.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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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 강화도에 있는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의 외부는 한옥 양식으로, 내부는 바실리카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 현존 최고(最古), 용머리 팔작지붕, 단청된 서까래, 연꽃무늬 성당

강화도에서만, 그리고 강화도이기 때문에 가능한 역사의 흔적일까? 성당이라 불리지만 외양은 영락없이 국보급 사찰 대웅전의 그것과 비슷하다. 강화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 한옥 건물 한 채.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의 방주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하는 한옥 담장이 길게 뻗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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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2. 강화 성당 내부에는 세례대를 포함하여 100여년의 세월을 훌쩍 넘긴 교회물품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추녀마루 위에는 불교식 용두(龍頭)가 올라와 앉아 있고, 홀수 칸으로 셈하는 전통 한옥과는 달리 정면 4칸, 측면 10칸의 짝수로 구성된 건축 구조, 천장까지 하나로 높이 뚫려 있는 내부 중층(中層)은 한 눈으로 보아도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더해 불교 사찰에서나 있음 직한 주련(柱聯: 한옥 기둥에 적어놓는 한시 구절이나 한자들)들도 기둥마다 어김없이 걸려 있다. 그것도 성경 구절을 한자로 번역하여. 동서양의 만남이다. 강화도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 한옥 성당인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으로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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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3.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의 교회종. 1914년에 영국에서 기증한 종은 1944년 일제에 징발당해 지금의 종은 1989년 교우들이 봉헌한 것이다.>
# 경복궁 도편수가 만든 바실리카 양식의 교회

이 한옥교회의 정확한 명칭은 바로 ‘대한성공회 강화성당(大韓聖公會 江華聖堂)’이다. 대한제국 시절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한옥 성당으로 현재 대한민국 사적 제 424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건축 당시를 살펴보자면, 프랑스가 일으킨 병인양요(1866)와 미국의 신미양요(1871)를 경험한 강화도 주민들에게 신사적인 영국 사람들은 적대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에 영국 성공회측은 1897년 조선 왕실의 해군사관학교인 ‘통제영학당’의 교관으로 와 있던 영국 장교 콜웰(Callwell)대위로부터 강화 중심부에 관사와 대지 3천여 평을 매입하여 1900년 11월 15일 성베드로와 바우로의 성당으로 축성한 곳이 현재의 강화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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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4. 교회 내부에는 예배단과 더불어 퇴실(예복실)도 갖추어져 있다.>
강화성당의 외부는 전통 한옥 양식으로, 내부는 기독교 건축양식인 바실리카 양식(중앙에 기도공간이 있고, 좌우에 통로가 있는)으로 지어진 서구 기독교 토착화의 산물로 지금까지도 이곳에서 매 주일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성당규모는 250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는 40간 규모로 지었으며 1층에는 전실(현관)과 퇴실(예복실) 그리고 두 줄로 늘어선 기둥 외측에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회랑을 배치하였다. 또한 높은 천장에는 자연 채광을 할 수 있도록 당시에는 드물게 유리창을 냄으로써 서구교회의 전통 건축 양식인 바실리카 양식을 도입하였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기독교 서구 문화의 조화로움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은 건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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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5. 강화 시내가 내려 보이는 언덕 위에는 강화 성당을 거쳐 간 주교들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여기데 더해 건물의 웅장함과 견고함을 고려해서 건축 자재인 목재는 수령 백 년 이상의 백두산의 적송을 조마가(제3대 주교 M.N.Trollope) 신부가 직접 신의주에서 구하여 뗏목으로 운반하였다. 또한 나무를 다루는 도목수는 경복궁 중수에 참여하였던 도편수가 직접 맡았으며, 중국인 석공과 강화 지역 교우들이 참여하여 1년여 만에 성당 건축이 완공되었다. 또한 불교와 유교를 상징하는 보리수나무와 훼화나무(선비나무)를 성당 좌우편에 한 그루씩 심어 전통문화를 끌어안으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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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6. 전통 한옥에서는 찾기 힘든 서양 건축 양식의 긴 벽체. 흡사 외국에 있는 성당의 옆 모습같이 만든 10칸의 성당 외벽.>
한 세기를 지나도 배척되지 않은 외래문화의 생존력이 돋보이는 곳, 외침 잦은 강화의 역사와 지리적 특성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온 강화 성당의 놀라운 생명력은 지금도 여전히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강화성당에 대한 여행 10 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강화도에 간다면 반드시, 필수 코스. 의미 있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2. 누구와 함께?

- 연인끼리, 가족 단위 나들이

3. 가는 방법은?

- 강화군 강화읍 관정길 27번길 10 / 934-6171(032)
- 일반버스 96번. 강화군청정류장 하차

4. 감탄하는 점은?

- 성당내부의 목조 양식들. 긴 한옥 성당의 외관.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말에는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6. 꼭 봐야할 것은?

- 세례대, 교회기, 교회종, 한옥사제관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참게정식 ‘국화호수’, 부대찌개 ‘부일식당’, 젓국갈비 ‘왕자정’, ‘ 일억조식당’ 곰탕 ‘한우방’, 생선회 ‘용흥궁횟집’, 돼지갈비 ‘푸른솔가든’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www.ganghwa.go.kr/open_content/tour/tour/tourInfoDetail.do?tour_seq=64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자연사박물관, 강화 역사박물관, 전등사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특이하다.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찾을 수 없는 형태의 한옥 성당. 100년의 시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공간. 방문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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