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우리네 일상(日常)이 역사가 되다 - 국립 민속박물관

작성 2019.06.06 10:11 ㅣ 수정 2019.06.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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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은 1993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왔다. 매년 20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박물관이다
# 한국인의 생활이 기록되다. 16만 여점이 넘는 귀한 자료들

“전기밥통 속에서 밥이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었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 울타리 안으로 불러 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中에서. 2007>

뜬금없지만, 속담 하나를 던진다. 등잔 밑이 어둡다. 혹은 이번에는 빗나간 속담도 하나 건넨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 경복궁 옆 국립민속박물관을 바라보는 우리네 시선일 수도 있다. 이 곳은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외면하였고, 너무 유명해서 건너뛰었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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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의 외관은 우리 나라 대표적인 문화재인 불국사, 법주사 팔상전, 화엄사, 금산사 등을 조합하여 디자인하였다
사실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나라 국가대표 생활사 박물관으로 지방자치단체나 혹은 개인, 단체들이 운영하는 생활사 전시관과는 격(格)자체가 애당초 다르다. 한 마디로 국보급 생활사 자료들만 모여 있는 귀한 공간이 되시겠다. 한국인의 밥벌이에 관한 일상의 역사가 기록된 곳, 제대로 가 보자. 기본기가 튼튼한 국립민속박물관이다.

한국인의 민속(民俗)은 무얼까? 김훈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 민족이 누리는 공동의 삶의 터전 가운데 ‘내 밥과 너의 밥이 뒤엉켜’ 있는, 공동 운명을 지닌 민족의 생활 양식 전부를 말한다. 한 마디로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인으로 죽는 과정 가운데 겪게 되는 일련의 생활과 행동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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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외 전시실에는 한복을 입고 관람하는 외국인 단체 관람객들이 많다
따라서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된 자료는 이러한 이유로 소장품의 대부분이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을 전시 보관하고 있다. 강원도 산촌 민속 조사에서 수집한 나무 김칫독, 새색시가 시집 올 때 곱게 입고 온 치마 저고리, 이장을 하다가 출토된 조선시대 출토복식, 힘든 농사일의 동반자였던 농기구, 개인 간의 토지거래 기록인 토지매매 고문서 등과 같이 우리의 인생과 일상, 생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물들을 소중히 보존하고 있다.

# 야외 전시실과 어린이 박물관은 꼭 들러야, 삼청동 길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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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은 거대 담론의 역사가 아닌 한국인의 일상에 관한 모든 것을 기록 전시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개관 역사는 이러하다. 1946년 4월, 서울 남산 기슭에 ‘국립민족박물관’을 개관한 뒤 1966년 10월에 경북궁 내 수정전에 현재 박물관 형태와 비슷한 ‘한국민속관’을 연다. 이후 몇 번의 이전을 거쳐 1993년 2월 17일, 현재의 경복궁 내 건물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규모면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하였는데 1975년에는 불과 7백 평 규모에 9개 실과 관장을 포함 6명의 연구관이 전부였던 민속박물관은 지금은 16만여 점 이상의 유물을 소장하고 매년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표 생활사박물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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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내부 상설전시실에는 산업화 당시 우리나라 제조업에 대한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은 상설전시실 3군데와 야외 전시실, 어린이 박물관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실내 상설전시실 중 1전시실은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조선 후기 이후 한국인의 하루 일상을, 2전시실은 조선시대(1392~1910) 사람들의 생활상을, 마지막으로 3전시실은 조선시대(1392~1910) 양반 사대부 집안의 개인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겪게 되는 주요한 과정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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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우리나라 중산층 수준의 생활 공간을 재구성하여 전시하고 있다
야외전시실은 좀 더 다채롭다. 어린이 박물관 옆, 그러니까 박물관 동편에 1,150㎡의 면적 규모에 1960~70년대 여러 상점 건물을 설치하여 당시 일상의 생활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추억의 거리'에는 근대화연쇄점, 다방, 식당, 만화방, 레코드점, 이발소, 의상실, 사진관 등 다양한 근현대 거리 모습이 있으며 ‘근대화 연쇄점’, ‘이발소’, ‘다방’, ‘장미 의상실’, ‘만화방’ 등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비롯하여 어린 아이들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당연하다. 경복궁을 방문한다면 필수 코스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해외에서 온 지인들과 함께, 초등학생 자녀들.

3. 가는 방법은?

- 3호선 안국역 1번출구 / 5호선 광화문역 2번출구

- 무조건 대중 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이 주변은 집회 및 행사가 많아 자동차로 이동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4. 감탄하는 점은?

- 국가 대표 민속 박물관 다운 소장품. 조선 시대의 일상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외국인들에 비하여 한국인들은 관심이 없다. 삼청동 길을 걷기 전 필수 코스.

6. 꼭 봐야할 소장품은?

- 정약용 필적 하피첩(霞?帖), 상여, 장영직 유품, 정원용 유품, 야외 전시실

7. 관람 예상 소요시간은?


-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까지 들리면 반나절은 걸린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nfm.go.kr/home/index.do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운현궁, 청와대, 조계사, 삼청동 거리, 인사동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국립민속박물관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소장품들의 수준이 훌륭하다. 거대한 역사의 담론이 아니라 우리네 조상들이 직접 쓰고 다루었던 일상의 유물들을 보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귀한 공간이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꼭 방문하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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