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멕시코 2살 여아, 아빠와 美 국경넘다가 서로 꼭 안고 익사

작성 2019.06.26 09:23 ㅣ 수정 2019.06.26 10:32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 아빠의 셔츠 안에서 함께 숨진 2살 여아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국경수비대를 피해 몰래 국경을 넘다가 목숨을 잃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멕시코 북동부 타마울리파스주의 브라보 강변에서 강을 건너다 숨진 아버지와 딸이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에페 통신 등이 최근 보도했다.

사망자는 엘살바도르 국적을 가진 오스카르 마르티네스(25)와 딸 발레리아(2)로 두 사람은 브라보 강을 건너다 익사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부인 바네사 아발로스(21)에 따르면 가족은 극심한 폭력을 피해 미국 이민을 결심하고 조국을 떠났다.

멕시코에 입국한 뒤 합법적으로 미국에 들어갈 방법을 모색했지만 하염없이 시간만 지연되자 강을 건너기로 했다. 미국 땅을 밟으면 당국에 자수해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얻을 계획이었다고 한다. 가족이 계획을 실행에 옮긴 건 25일(현지시간)이다.

남편 마르티네스는 아직 만 2살이 안 된 딸을 어깨에 얹고 앞장섰다. 이렇게 한창 강을 건너고 있을 때 딸이 급류에 휩쓸려 내려가면서 사고가 났다.

마르티네스는 딸을 구조하기 위해 수심이 깊은 곳으로 황급히 헤엄을 쳤다. 가까스로 딸을 잡아낸 그는 자신의 셔츠 안에 딸을 품고 얕은 곳으로 나오다가 그만 급류를 만났다.

남편과 딸이 급류에 휘말려 떠밀려가는 걸 본 부인 아발로스는 죽을 힘을 다해 "사람 살려"를 외쳤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구조 외침을 들은 사람들이 부인을 건져냈지만 남편과 딸은 사라진 뒤였다.

사고를 멕시코 당국에 신고한 부인은 얼마 후 멕시코 구조대로부터 시신을 확인하라는 통고를 받았다.

강변에 밀려온 남편은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딸은 아빠의 티셔츠 속에 상반신을 밀어 넣은 채 곁에 숨져 있었다.


중남미 언론은 "불법 이민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들의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멕시코 국경에선 불법 이민자 283명이 몰래 국경을 넘다가 사망했다. 치안불안 등을 피해 미국 이민을 꿈꾸던 중미국가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추천! 인기기사
  • “포기란 없다”…비트코인 ‘7600억원 어치’ 실수로 버린
  •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
  • 기적이 일어났다…엄마가 생매장한 신생아, 6시간 만에 구조돼
  • 딸에게 몹쓸짓으로 임신까지...인면수심 남성들에 징역 20년
  • “남편에게 성적 매력 어필해야”…‘12세 소녀-63세 남성’
  • 우크라 드론에 완전히 뚫린 러시아 본토… “자체 생산 드론,
  • 러시아, 발트해 앞마당도 뚫렸다…우크라의 러 함정 타격 성공
  • 美 언론 “KF-21 공중급유 첫 성공, 인상적인 속도로 발
  • 이란의 ‘놀라운’ 미사일 수준…“절반은 국경도 못 넘었다”
  • ‘남성들과 선정적 댄스’ 영상 유출, 왕관 빼앗긴 미인대회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