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섬을 대표하는 커피이야기 ④

작성 2019.06.26 13:40 ㅣ 수정 2019.06.2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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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실천 중인 필자가 하와이 섬 생활을 시작하면서 목격한 뜻 밖의 경험 중 하나는 미국인들이 가진 생각지도 못한 커피 취향이다.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 같은 커피 본연의 향을 느낄 수 있는 것들 대신 달달하고 부드러운 풍미의 라떼와 휘핑크림을 잔뜩 올린 당도 높은 풍미 것들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 필자의 시선에는 매우 뜻 밖이었다.

실제로 매일 아침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하와이 일대에 다수 포진해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 길게 줄은 선 이들의 손에는 제법 무거운 이 같은 음료가 들려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섬 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전에 없던 ‘1일 1라테’ 습관이 생겼다는 한국 유학생들도 다수일 정도다. 그만큼 현지인들의 커피 기호는 한국의 것과 비교해 남다른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커피는 단연 ‘코나 커피(KONA COFFEE)’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록 진하게 로스팅 된 향과 맛을 가진 스타벅스, 커피빈 등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것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신맛’을 특징으로 가진 코나 커피지만, 하와이를 찾은 이들이라면 빠짐없이 코나 커피의 명성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코나 커피는 하와이의 총 8개 섬 중 가장 큰 규모의 섬인 ‘HAWAII ISLAND’의 해발 4000~4500미터 지역에서 재배된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다.

아직도 매년 활발한 화산 활동 중인 화산 지대 일대에서 재배된다는 점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 콩과의 맛의 차이를 만드는 비결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 사시사철 뜨거운 햇살과 연중 내내 부는 부드러운 바닷바람까지 더해지면서, 커피 향과 풍미에 유독 예민한 이들 조차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현지인들이 가진 코나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다. 실제로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과거 코나 커피의 향과 맛에 대해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커피’라는 호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화산 지대에서 자란 코나 커피 콩의 특성 상 지방 함유량이 다른 종류의 것보다 높다는 특징이다. 그러나 이 점은 곧 매장 내에 배치된 로스팅 기계를 통해 즉석에서 콩을 볶아내는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방함유량이 많은 콩을 로스팅 할 시에 기계 결함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때문에 소규모 개인 커피 상점에서는 지방 함량이 높은 코나 커피 100% 대신, 코나 커피 함량을 최대 10% 이하까지 낮춰 판매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지방 함량이 높은 코나 콩의 경우 유통 기한이 다른 커피와 비교해 짧고, 짧은 유통 기한은 곧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하와이에 소재한 커피 전문점 중 상당수에서는 코나 커피 함량 10% 수준으로 판매하는 곳도 대부분이다. ‘코나 커피’라는 홍보 문구를 붙인 커피숍일지라도 사실상 10% 이하의 낮은 커피 함유량인 경우가 대부분인 셈이다.

게다가, 코나 커피의 경우 로스팅 후 4일 이내에 판매하는 것이 가장 맛 좋은 상태의 커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에서 판매 중인 ‘코나 커피’라는 상호명을 가진 커피들 중 100% 코나 커피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런데, 이번 원고에서 소개한 커피 전문점 ‘다운타운 커피 호놀룰루(Downtown Coffee Honolulu)’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100% 코나 커피를 사용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제법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호놀룰루 시 다운타운 도심 한 가운데에 운영 중인 ‘다운타운 커피 호놀룰루’는 다운타운에서도 딱 한 가운데 지점에 입점해 있다는 점도 이곳의 특별함을 배가 시키는 분위기다.

무채색의 도심 한 가운데에 빨간색 지붕으로 유난히 눈에 띄는 아담한 규모의 이 곳은 그 명성 만큼이나 찾아오는 손님들의 수가 많은데, 이른 아침 6시에 문을 열고 오후 4시면 어김없이 문을 닫을 때까지 찾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찾아오는 고객들 중에는 멀리서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 오는 인종과 국적을 초월한 커피 마니아층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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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경우 대부분 오직 하와이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한 코나 커피콩 100%의 에스프레소를 맛보려는 목적을 가진 이들이다. 일부 코나 커피콩 100% 함량의 커피를 추출해 판매하는 다른 커피숍의 경우에도 커피 추출기 등의 문제로 인해 진한 에스프레소를 직접 우려내 판매하는 곳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당수 매장에서는 브루잉 종류를 주로 판매해오고 있다.

물론, 하와이에서 생산되는 코나 커피에 대해 통상적으로 약 10% 정도만 함유한 것이라면 ‘코나 커피’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다. 일반 편의점이나 상점, 프랜차이즈 업체 등에서 판매 중인 저가의 코나 커피들이 여기에 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에서는 코나 커피의 대중화 정책에 힘입어 이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웃으며 넘기는 분위기다.


그런 이유 탓에 코나 커피 100%를 선호하는 이곳의 대표 메뉴는 100% 코나 커피 종류다. 이 집에서 직접 볶아내는 코나 커피 로스팅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가장 좋은 때는 매주 토요일이다. 주인장은 일주일에 한 두 차례 커피콩을 직접 매장에서 로스팅 해오고 있는데 주로 토요일 아침 약한 불로 시작해 뜨겁게 로스팅을 하는 것으로 한 주의 장사를 마친다.

이 곳의 코나 커피의 맛은 첫 한 모금은 입 안에 알싸하게 퍼지는 질감에서 놀라고, 그 후 올라오는 코나 특유의 신맛과 진하지만 전혀 진하지 않은 묵직한 쓴맛의 밸런스가 기분 좋은 맛이라는 평가다. 특히 블루마운틴, 모카 마타리와 함께 세계 3대 커피라고 칭송받을 정도로 유명한 코나 커피는 맑고 뚜렷한 향과 뒷맛이 오래 가는 여운을 남긴다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 비록 미국인들의 대부분이 휘핑 크림을 잔뜩 올린 커피류와 라떼 등의 종류를 더 선호하는 것과 달리, 하와이에 왔다면 반드시 100% 진짜 코나 커피 한 잔을 맛 보길 추천하는 이유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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