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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ISS서 나온 ‘방사선 내성 곰팡이’ 우주 탐사에 위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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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에서 자란 곰팡이(사진=NASA)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인류가 지닌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구조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부 환경이 SF 영화에서 나오는 우주선처럼 깔끔한 것은 아니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데다 환기는 당연히 생각도 할 수 없다. 아무리 최신의 생명 유지 장치와 청결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이 있어도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번성하는 것을 100% 막기 어렵다. 필연적으로 우주정거장 곳곳에 곰팡이가 생긴다. (사진 참조)



과학자들은 이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단지 제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사실 생존 능력이 놀랄 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생명체들은 방사선이 높은 우주에서 오랜 시간 노출되다 보니 방사선 내성 능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2019년 우주생물과학 콘퍼런스(2019 Astrobiology Science Conference)에는 인간보다 200배 정도 방사선 내성이 강한 슈퍼 곰팡이를 연구한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의 미생물학자 마르타 코르테장 박사과정 연구원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분리한 두 종의 곰팡이 에스페르길루스(Aspergillus·누룩곰팡이속)와 페니실리움(Penicillium·푸른곰팡이속) 포자가 얼마나 방사선에 강한지 조사했다. 그 결과 이 곰팡이 포자는 1000Gy(gray, 방사선 흡수량의 단위)의 X선과 500Gy의 중이온 (heavy ion), 그리고 3000J(Joule)의 자외선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통상 사람은 한 번에 5Gy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사망한다. 이 곰팡이들은 포자라는 점을 고려해도 인간보다 200배 정도 강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방사선에 강한 곰팡이들은 미래 유인 우주 탐사에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지구 자기장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인 화성 탐사의 경우 우주비행사는 상당한 방사선을 받으며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곰팡이는 이런 환경에서도 잘 살기 때문에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장거리 유인 우주 탐사에 앞서 이에 관한 연구와 대비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우려와는 반대로 이 곰팡이가 우주 개척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강력한 방사선 내성 생물을 배양하면 우주에서 필요한 영양분과 유기물을 얻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방사선 차폐가 잘 된 우주선과 우주 기지에서 생활하고 방사선 내성 미생물과 곰팡이가 든 배양 탱크는 적당히 관리해도 된다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어쩌면 인류의 후손은 방사선 내성 슈퍼 곰팡이를 감사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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