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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정의 TECH+] ‘D램 넘버 3’ 생존을 위한 마이크론의 미래 전략

작성 2019.08.20 14:07 ㅣ 수정 2019.08.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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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이크론은 3세대 10nm 공정인 1Z nm 공정 기반 16Gb DDR4 및 16Gb LPDDR4X 메모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6Gb 모바일 D램은 내년 등장할 고용량 메모리 스마트폰 및 태블릿, 경량 노트북 시장을 노린 제품이고 16Gb DDR4 메모리는 32/64GB의 서버용 고용량 메모리 시장을 목표로 한 제품입니다. 마이크론은 양산을 시작하면서 이 제품이 경쟁사의 8Gb DDR 메모리보다 40%나 전력 소모가 적고 밀도도 높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2분기 D램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전분기 대비 매출이 19.1% 감소했고 점유율도 2.5% 줄어든 20.5%로 20% 선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메모리 3사 가운데 삼성전자는 오히려 점유율을 높이고 SK 하이닉스 역시 점유율이 소폭 감소했지만 선방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하지만 이번 3세대 10nm급 메모리 양산 발표는 마이크론이 연구 개발과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사실 10nm급 초미세 공정 메모리 개발과 양산은 메모리 3사 모두에게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최신 공정일수록 더 회로가 작아져 난이도가 기하 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조사들은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10nm급 공정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X nm(1세대), 1Y nm(2세대), 1Z nm(3세대)로 발전하는 것인데, 마이크론은 대만에 있는 팹에서 1X nm 양산을 시작으로 올해 8월 1Z nm 공정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더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마이크론의 근미래 D램 계획은 DUV(Deep Ultra Violet) 리소그래피 기술을 중심으로 현재의 10nm급 메모리 제조 공정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1Z nm 공정은 16Gb LPDDR4X/DDR 메모리는 물론 차세대 메모리인 LPDDR5 및 DDR5를 양산하는데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이후 마이크론은 DUV 리소그래피 멀티패터닝 방식을 고도화한 1αnm(4세대), 1βnm(5세대) 공정 D램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1X/1Y/1Z 이후 10nm급 메모리 개발 계획은 1α, 1β, 1𝛾로 명명되었는데, 각 노드 개발과 양산에 대략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재의 DUV 리소그래피 기술로는 1βnm 공정에서 비용 및 기술적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이크론도 이를 인정하는 슬라이드를 발표했습니다. (사진)

따라서 1𝛾 nm(6세대) 이후에는 초미세 공정에 더 적합한 EUV(extreme ultraviolet) 리소그래피 방식을 사용할 수 있지만, 마이크론은 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사실 EUV는 삼성전자가 매우 앞서 있는 분야로 이미 7nm EUV 양산에 성공했으며 SK 하이닉스도 2021년 이후 EUV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메모리 3사 중 가장 회사 규모가 작은 마이크론의 경우 EUV 도입 계획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마이크론이 DUV 리소그래피 공정보다 더 막대한 비용이 드는 EUV 리소그래피 공정에 대해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일본의 EUV용 포토레지스트 규제가 선두에 있는 한국 메모리 제조사를 견제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로 인해 마이크론이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EUV 공정 개발 초기에 사태가 불거져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대체재 개발에 나선 데다 일본 포토레지스트 제조 업체도 해외에서 우회 수출할 수 있어 실제 EUV 공정 개발 및 생산 차질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가 일부 품목에 대해서 수출 허가를 내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마이크론의 생존 전략은 가능한 범위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을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고 현재의 입지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마이크론 역시 치킨 게임으로 불리는 메모리 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아남은 회사이고 이번 3세대 10nm 공정 양산에서 볼 수 있듯이 만만치 않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지닌 회사입니다. 동시에 앞으로 몇 년간 실현 가능성이 높은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비록 10년 뒤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D램 시장의 90% 이상을 세 회사가 나눠 갖는 구조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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