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로 떠밀려온 고무 쓰레기가 해양생명체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BBC 등 영국 현지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리자드 반도에 있는 무인도인 멀리온 섬(Mullion island) 갈매기과 중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하는 큰갈매기 및 재갈매기와 가마우지 등이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섬에 출처를 알기 힘든 고무밴드 쓰레기 수 천 만개가 떠밀려왔고, 새들은 가늘고 둥근형태의 이 고무밴드를 주 먹이인 벌레나 곤충으로 착각해 먹는 사례가 늘고 있다.
리자드 반도 일대의 생태를 관리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제의 고무밴드 쓰레기는 섬 전체를 뒤덮고 있으며, 이를 먹이로 착각한 새들은 자신이 직접 먹거나 새끼에게 먹이기 위해 둥지로 가져가는 일이 잦다.
전문가들은 측은 이 무인도가 인간의 접근을 금지한 장소지만, 인간의 영향력은 도처에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고무밴드나 고무가 단단하게 뭉쳐진 알갱이 등이 바다에 버려진 뒤 조류의 영향으로 섬에 다다른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작게 뭉쳐진 고무 알갱이는 인근 지역에서 꽃을 키우고 꽃다발을 제작하는데 사용됐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인도의 환경오염을 파악하고 있는 민간단체 내셔널 트러스트의 레이첼 홀더는 “갈매기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멀리온 섬과 같은 장소는 조류들의 주요 서식지인데, 이들이 인간활동의 영향으로 희생되는 것을 보는 일은 매우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새들의 배설물에서는 소화되지 않은 녹색 낚시 그물과 노끈도 자주 발견되고 있다”면서 “갈매기 한 마리는 10㎝ 길이의 낚시 고리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내셔널 트러스트 측은 기업이 야생동물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플라스틱이나 고무 등의 물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하며, 인간이 사용한 물질의 사용과 폐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인간에 달려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