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뉴햄프셔주 메러디스에 사는 58세 남성이 인근 한 호수에서 무게 17㎏에 달하는 거대 호수송어를 낚았다. 이는 같은 주에서 잡힌 최대 중량 기록을 62년 만에 갈아치운 것인데 1958년 당시 잡힌 개체의 무게는 약 12.7㎏으로 단번에 4㎏ 이상 경신한 것.
이 기록으로 주목받는 토머스 나이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릴을 감기 전부터 대물임을 알아차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낚싯줄이 엄청난 힘으로 당겨져 아드레날린이 단번에 나왔고 줄이 끊어지지 않게 온 힘을 다하면서 물고기 힘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물을 낚아 올리자마자 곧바로 주위에 있는 눈과 함께 아이스박스 안에 넣은 뒤 뉴햄프셔주 어류·야생생물위원회에 연락했다고도 말했다. 이후 어류 담당 생물학자가 현장으로 와서 기록 경신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기록을 확인한 생물학자에 따르면, 이번에 낚인 호수송어는 뉴햄프셔주뿐만 아니라 뉴잉글랜드 지방 전역에서도 지금까지 낚인 가장 큰 개체다.
25년간 참다랑어 잡기에 종사하다가 고관절 수술을 두 차례 받은 뒤 은퇴했다는 토머스 나이트는 “여전히 물고기 잡는 것을 좋아해 지금도 많은 시간을 들여 낚시 기술 향상에 힘쓰고 있다”면서 “이번 기록 경신은 내 삶의 모든 것인데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은 결과라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호수송어는 미 어류위원회(USFC)가 130년 전인 1890년 도입한 외래종으로, 최대 1.3m까지 자라고 무게는 최대 30~46㎏에 달한다. 문제는 이 어종이 무게 0.9~2.3㎏ 사이의 토착종인 컷스롯 송어를 주 먹이로 삼아 현지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컷스롯 송어는 얕은 물에 살아 대머리수리나 회색곰 등 육지 포식자들에게 중요한 먹잇감이 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호수송어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오랜 기간 인위적으로 노력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호수송어는 1998년까지 12만 마리로 늘었고 같은 해 300~400만 마리의 컷스롯 송어를 잡아먹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