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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하와이 ‘셧 다운’…911 테러 때보다 더 어렵다

작성 2020.03.18 14:23 ㅣ 수정 2020.03.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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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을 기반으로 한 하와이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와이 주 정부가 30일 동안 외부 방문자를 일체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하와이 주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성명서를 발표, 1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향후 30일 동안 호놀룰루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부 방문자를 엄격하게 제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준 총 1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된 직후 공개된 주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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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날 확인된 확진자 중 한 명이 호놀룰루 중심에 소재한 대형 병원 의료진으로 알려지면서 이로 인한 추가 감염자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따라 관광업을 기반으로 한 하와이 주가 ‘울며 겨자 먹기’ 형식의 ‘셧 다운’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 이외에는 뚜렷한 산업이 없는 이곳 특성상, 청년들의 일자리는 오직 하와이를 찾아오는 여행객과 관련한 관광업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번에 주 정부가 내놓은 방문자 입국 금지이라는 ‘초강수’는 하와이 주민들이 느끼는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이 같은 방문자 입국 금지 정책을 내놓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 이미 하와이 주 당국은 이 일대 모든 식당과 커피숍 등 인파가 몰릴 우려가 있는 장소에 대해 일시적인 운영 중지 권고를 시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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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염 확산을 늦추려는 고강도 정부 방침에 따라 이미 이 일대의 유명 관광지 소재 상점들은 영업을 중단한 것. 대표적인 관광지 와이키키 해변 일대와 알라모아나(Alamoana) 쇼핑몰 등 내에 입점한 상당수 상점들은 영업 시간을 감축, 무기한 영업 중단을 한 상태다. 알라모아나 쇼핑몰은 미국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실내 쇼핑몰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호놀룰루 시내에서 운영 중인 스타벅스 등 상당수 대형 프랜차이즈 상점과 커피숍, 레스토랑 등에서는 ‘테이크아웃’ 고객만 응대하는 운영 방침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또, 최근에는 다수의 이용자가 오고 가는 대형 호텔 로비에 손소독제가 설치됐다.

이외에도 세계 최대의 훌라 축제인 메리 모나크 페스티벌(Merrie Monarch Festival)도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우려로 행사 일체를 전면 취소됐다. 올해로 57번째로 개최될 예정이었던 해당 축제는 내달 12~18일까지 빅 아일랜드에 개최 준비가 한창인 상태였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현지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는 목소리다. 특히 호텔과 레스토랑, 렌터카 업체, 현지 여행사 및 가이드 등이 입는 손해 규모는 매우 클 것이라는 비관적 목소리가 우세하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하와이 경제는 한동안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의 위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하와이대 경제연구소는 코로나19로 인해 하와이 주에 근무 중인 근로자 6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 수는 최소 7% 이상 하락, 심각한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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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소매협회 티나 야마키 회장은 “이번 사태는 911 테러 때보다 더 큰 경제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특히 소비자들이 비접촉 방식의 소비 성향으로 전환되면서 하와이 소매 업계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타격을 입을 우려가 크다. 하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가 가중되자 이날 미 정부는 미국 전 지역에 소재한 코로나19 검역소에 대해 무료 검진을 지원할 것이며 이달 말까지 미 전역의 모든 약국에서 무료 테스트 키트를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서둘러 공개했다. 미 연방 정부는 미전역에 소재한 초중고교와 대학교 등의 교육 방식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학교 측에서 온라인 강의 수강을 위한 기기를 무료로 지급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각 지역에 소재한 인터넷 관련 업체는 관할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향후 2 개월간의 인터넷 사용료를 무료 지원토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의 각종 긴급 소식에 대해 각 가정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자에 대한 실업수당 연장과 실업수당에서 소득세를 제거하는 추가 방안 등을 주 의회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미 당국의 ‘국가비상법’ 공포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해당 정책이 앞서 2차 세계 대전 진주만 사건 이후 미국 정부의 대처와 유사하는 점이 강조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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