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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죽은 새끼 17일 동안 품었던 어미 범고래, 다시 임신 성공

작성 2020.07.29 10:01 ㅣ 수정 2020.07.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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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은 2019년 9월 당시 범고래 J35의 모습, 오른쪽은 임신으로 몸집이 커진 최근 모습
2018년, 죽은 새끼를 떠나보내지 못해 사체를 계속 끌고 헤엄쳐 다녔던 어미 범고래가 다시 임신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졌다.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이 범고래는 올해 생후 22년으로, 이 범고래를 관찰하는 과학자 사이에서는 ‘J35’로 불린다.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인 씨라이퍼3(SR³)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달 초 임신한 암컷 범고래 여러 마리를 발견했는데, 이중 하나가 J35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드론 장비를 이용해 상공에서 J35의 몸 상태를 꾸준히 관찰해왔다. 그 결과 올해 7월 초의 모습은 2019년 9월에 비해 살이 올라 있었고, 임신 상태도 만삭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범고래는 먹이 종류 등에 따라 3개 집단으로 나뉜다. 연구진은 J35뿐만 아니라 다른 집단의 암컷 범고래도 임신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암컷이 임신에 성공하지 못했었다고 밝혔다.

워싱턴대학의 한 전문가는 CNN과 한 인터뷰에서 “범고래의 생식 실패는 영양 상태 또는 주 먹이인 연어에 대한 접근성과 연관이 있다”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임신을 위한 영양 보충이 있어야 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고래들이 충분히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돕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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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속 작은 상자는 2018년 8월 어미 범고래가 죽은 새끼를 끌고 헤엄치는 모습, 큰 사진은 17일 만에 새끼를 놓아 준 어미 범고래가 무리와 함께 헤엄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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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8월 어미 범고래가 죽은 새끼를 끌고 헤엄치던 모습
J35의 임신 소식이 유달리 반가운 것은 2년 전 새끼를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이 범고래의 아픔을 여전히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7월 24일,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 빅토리아 앞바다에서 죽은 새끼와 처음 발견된 이 범고래는 태어나자마자 30분만에 죽은 새끼를 차마 놓아주지 못한 채 계속 물 위로 띄우는 행동을 보였다.

이후 어미 범고래는 죽은 새끼가 가라앉지 못하도록 계속 끌고 다니며 1610㎞를 이동했고, 그 사이 기력이 떨어지는 등 건강이 악화된 모습도 보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어미 범고래의 이 같은 행동이 스스로 비통한 마음을 달래고 죽은 새끼를 추모하기 위함으로 해석했다.


2010년에도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가 먼저 죽어 떠나보낸 아픔이 있던 J35는 당시에도 한동안 죽은 새끼를 놓아주지 않다가, 무려 17일이 지나서야 새끼를 보내고 원래의 삶으로 되돌아갔다.

전문가들은 범고래가 17~18개월의 임신 기간을 거치며, 현재 J35는 임신 마지막 단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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