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와우! 과학] 펀치 속도 시속 80㎞…동물계 ‘핵주먹’ 갯가재의 비밀

작성 2020.08.20 13:55 ㅣ 수정 2020.08.20 13:55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 주먹형 갯가재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가장 강력한 ‘핵주먹’을 지닌 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왜냐하면 이들 종은 앞발을 뻗을 때의 속도가 시속 80㎞를 넘기 때문.(사진=키사일러스 교수 연구실/UCI)
해양 갑각류인 갯가재류에는 방망이처럼 생긴 앞발을 뻗어 먹잇감을 때려잡는 종이 있다. 그중에는 흔히 관상용으로 기르는 공작갯가재가 유명한데 이들 갯가재를 흔히 스매셔(smasher·이하 주먹)형이라고 부른다. 반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갯가재와 같이 먹잇감을 베거나 낚아채는 유형을 스피어(spear·할퀴기)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주먹형 갯가재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가장 강력한 ‘핵주먹’을 지닌 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왜냐하면 이들 종은 앞발을 뻗을 때의 속도가 시속 80㎞를 넘기 때문이다. 이는 프로 권투선수들이 주먹을 내지를 때의 속도인 시속 30~50㎞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게다가 그 공격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해 유리로 된 어항을 깨거나 사람 손가락을 부러뜨렸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

확대보기
▲ 주먹형 갯가재의 공격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해 유리로 된 어항을 깨거나 사람 손가락을 부러뜨렸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사진=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캠퍼스/유튜브)
심지어 갯가재는 물고기는 물론 딱딱한 껍질을 지닌 게를 때려 부술 때도 그 앞발에는 전혀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UCI) 등 국제연구진은 주먹형 갯가재들의 앞발이 왜 그렇게 내구성이 뛰어난지 그 비밀을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데이비드 키사일러스 UCI 교수는 “사람이 갯가재와 같은 속도와 힘으로 주먹을 뻗어 단단한 벽을 계속 때려도 뼈가 부셔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우리는 이들 갯가재의 앞발이 대체 어떤 구조로 됐기에 아무런 손상도 생기지 않는 것인지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런 의문점에서 출발한 키사일러스 교수와 그 동료 연구자들은 투과전자현미경(TEM)과 원자간력현미경(AFM)이라는 두 종의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주먹형 갯가재의 앞발을 자세히 조사했다.

확대보기
▲ 갯가재의 앞발은 특수 구조로 결합한 나노 입자로 뒤덮여 있다.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본 나노 입자의 이미지.(사진=키사일러스 교수 연구실/UCI)
그 결과, 이들 갯가재의 앞발은 특수 구조로 결합한 나노 입자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개개의 나노 입자는 구체 형태로 돼 있고 부드러운 유기물(단백질, 다당질)과 단단한 무기물(인산칼슘)이 결합해 있다. 그리고 수많은 나노 입자가 합쳐져 특수한 결정 구조를 이루면서 앞발 표면을 덮고 있다. 게다가 이처럼 무기물과 유기물이 결합한 것이 앞발의 탄성과 강성을 높이는 비결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에서 낮은 에너지의 충격을 가했을 때 코팅의 결정 구조는 거의 마시멜로처럼 변하고 외력이 사라지면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반면 높은 에너지의 충격을 주면 나노 입자의 결합이 깨져 결정 구조를 잃게 됐다. 그런데 단단한 결정 구조를 일시적으로 잃어버림(비정질)으로써 쿠션처럼 돼 에너지를 분산하고 있었다.

이 특수한 구조는 부드러운 유기물과 단단한 무기물의 조합에 의해 생겨나 강성을 잃지 않고 에너지의 흡수와 분산 특성을 얻고 있었다.

이에 대해 키사일러스 교수는 “금속이나 세라믹 같은 대부분의 금속이나 기술적인 세라믹을 능가하는 보기 드문 결합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갯가재 앞발의 코팅 구조는 자동차와 항공기 외에도 방탄복이나 헬멧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대보기
▲ 관상용으로 흔히 기르는 공작갯가재의 모습.(사진=CCO 퍼블릭 도메인)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최신호(8월 1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추천! 인기기사
  • “포기란 없다”…비트코인 ‘7600억원 어치’ 실수로 버린
  •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
  • 기적이 일어났다…엄마가 생매장한 신생아, 6시간 만에 구조돼
  • “남편에게 성적 매력 어필해야”…‘12세 소녀-63세 남성’
  • 딸에게 몹쓸짓으로 임신까지...인면수심 남성들에 징역 20년
  • 우크라 드론에 완전히 뚫린 러시아 본토… “자체 생산 드론,
  • 러시아, 발트해 앞마당도 뚫렸다…우크라의 러 함정 타격 성공
  • 美 언론 “KF-21 공중급유 첫 성공, 인상적인 속도로 발
  • 이란의 ‘놀라운’ 미사일 수준…“절반은 국경도 못 넘었다”
  • ‘남성들과 선정적 댄스’ 영상 유출, 왕관 빼앗긴 미인대회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