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공원 ‘원시인 얼음기둥’ 등장…새해에도 모노리스 열풍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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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역언론들은 현지 공원에 얼음기둥이 나타나 주민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세계 각국을 휩쓴 ‘모노리스 열풍’이 해가 바뀌어도 멈출 줄을 모른다. 이번에는 ‘원시인 얼음기둥’까지 등장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역언론들은 현지 공원에 얼음기둥이 나타나 주민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 미니애폴리스 테오도르워스공원 산책로에 얼음기둥 하나가 세워졌다. 불투명한 얼음 안에는 원시인 조각상이 솟아 있었다. 한때 CG 논란이 일었을 만큼 현실감이 돋보이는 얼음기둥이 입소문을 타면서 구경꾼도 속속 몰려들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탓에 기둥을 찾기부터가 쉽지 않았다.

현지 주민 제네비에브 존슨은 “남편과 함께 몇 시간을 헤매다 겨우 찾았다”고 밝혔다. 기둥이 세워진 테오도르워스공원 면적은 307㏊로, 여의도(290㏊)보다 넓다. 뉴욕 센트럴파크 면적이 341㏊ 정도다.

넓은 공원 한복판에 나타난 ‘원시인 얼음기둥’을 둘러싸고 현지에서는 온갖 소문이 떠돌았다. 사진만 본 이들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조작한 거라고들 했다. 의문이 증폭되자 현지 예술가 자크 슈마크가 기둥 주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애초 광고대행사 의뢰를 받아 원시인 기둥을 만들었다는 그는 “혼자 보기 아까워서” 기둥을 공원에 옮겨놓았다고 밝혔다.

슈마크는 “하루 사용하고 차고에 보관했는데 좀 아깝더라. 숲 속 어딘가에 놓아두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웃을 일이 없다. TV만 틀어도, 휴대전화만 열어도 온통 분열뿐”이라면서 “색다른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싶었다. 사람들을 공원으로, 자연으로 불러들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슈마크는 “조금 전에도 한 어린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둥 속 원시인이 진짜가 아니라 조각상이라는 것을 알고 다소 실망하긴 했다. 하지만 어린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예술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 슈마크는 “하루 사용하고 차고에 보관했는데 좀 아깝더라. 숲 속 어딘가에 놓아두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웃을 일이 없다. TV만 틀어도, 휴대전화만 열어도 온통 분열뿐”이라면서 “색다른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싶었다. 사람들을 공원으로, 자연으로 불러들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얼음기둥이 진짜 얼음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 플렉시글라스라 불리는 특수 아크릴 수지와 강력 접착제 일종인 에폭시 수지를 섞어 만든 조형물이다. 슈마크는 얼음이 녹아내리는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하려고 매일 밤 얼음을 들여다보며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는 “CG라고 인터넷에서 논쟁이 붙었더라. 내가 직접 손으로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가 없이 장난삼아 가져다 둔 ‘원시인 얼음기둥’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자 지자체와 공원관리국은 당분간 조형물을 그대로 두기로 합의했다. 슈마크는 이제 또 다른 얼음기둥을 준비 중이다. 역시 정확한 위치는 함구했다.

▲ AFP통신과 USA투데이, 포브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부터 미국과 루마니아,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폴란드, 핀란드 등에서 수십 개의 금속기둥이 발견됐다.

▲ 새해 들어 영국 윌트셔(오른쪽)와 캐나다 캘거리(왼쪽)에서 잇따라 발견된 금속기둥.

이처럼 작가가 누구인지 명확한 기둥도 있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출처가 불분명하다. 새해 들어 영국 윌트셔와 캐나다 캘거리에서 잇따라 발견된 또 다른 금속기둥 역시 누가 세웠는지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이 같은 모노리스 열풍은 지난해 11월 미국 유타주 사막에서 정체불명의 금속기둥이 처음 발견된 이후 시작됐다. 이후 미국은 물론 영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폴란드,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서 비슷한 조형물이 등장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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