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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임신부들 전쟁 후 아르헨 원정출산 붐…이유는? [여기는 남미]

작성 2023.02.21 09:23 ㅣ 수정 2023.02.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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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을 위해 아르헨티나를 찾는 러시아 여성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플로렌시아 카리그나노 아르헨티나 이민국장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날아오는 항공편마다 평균적으로 러시아 임신부 10~15명이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여성들의 원정출산은 지난해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져 지난 3개월간 원정출산을 위해 아르헨티나에 입국한 러시아 여성이 약 5800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선 러시아 여성들의 무더기 입국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일 아르헨티나 에세이사 국제공항에는 33~34주차 임신부 33명이 같은 항공편을 이용해 도착해 화제가 됐다. 임신부 33명은 관광을 목적으로 입국하려 했지만 이민국은 허위정보를 신고한 6명에 대해선 입국을 불허했다.

강제송환 위기에 처한 6명 임신부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입국을 허용하라는 사법부의 명령이 내려진 뒤에야 겨우 입국할 수 있었다. 이튿날인 10일엔 러시아 여성 83명이 관광객 신분으로 아르헨티나에 입국했다. 이 중 16명은 33~34주차 임신부였다.

원정출산이 의심되자 이민국은 러시아 여성들이 입국 때 신고한 숙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허위신고가 아니었는지 확인했다. 이민국은 “러시아 여성들이 5명 중 4명꼴로 신고한 숙소에 머물지 않고 있었다”면서 “(원정출산) 알선업체가 마련한 곳이 머물고 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최근 원정출산 알선업체에 대한 수사를 착수, 위법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3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아르헨티나에서 출생한 러시아계 신생아들이 초특급으로 시민권을 취득하고 여권을 발급받도록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러시아 여성들은 최고 3만5000달러를 알선업체에 지불하고 아르헨티나에서 원정출산을 한다. 알선업체들은 공항 마중과 픽업, 숙식, 통역, 입원과 출산, 통역, 출산 후 신생아의 출생신고와 아르헨티나 국적 취득 등을 지원한다.

러시아 여성들이 원정출산을 원하는 건 자녀들에게 아르헨티나 여권을 주기 위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는 서방으로부터 고립되고 있지만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에 문을 닫지 않았다.

미국처럼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출생하면 시민권을 취득하고 여권을 받을 수 있다. 중남미에서 여권파워 2위인 아르헨티나의 여권이 있으면 169개국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 한때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대상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여권을 갖고 있으면 10년 미국비자를 받기도 쉽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피토치에토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우리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200여 명 중 50명이 러시아계였다”면서 “올해 들어서도 매월 수십 명 러시아 여성들이 우리 병원에서 출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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