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축구스타 카를로스 발데라마(55)가 길거리에서 동냥을 한다고?
거짓말 같지만 최근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른 복수의 영상을 보면 발데라마가 길에서 동전을 구걸(?)하는 건 사실이다.
중남미 언론에까지 소개된 영상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15번가와 18번가 사거리에서 목격자들이 최근 촬영한 것이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길에 선 발데라마의 손엔 축구공이 들려 있다. 발데라마는 신호를 기다리다가 빨간등이 켜지면 잽싸게 건널목으로 나간다.
자동차들 앞에 선 발데라마는 잠깐 축구묘기를 보여준 뒤 바로 자동차 사이를 누비며 동전을 부탁한다. 묘기를 봤으니 값을 내라는 것.
영상이 언론에 소개되자 인터넷은 후끈 달아올랐다.
"동전을 구걸하는 사람이 정말 발데라마냐?" 당장 이런 논란이 점화됐다. "발데라마가 저런 일을 할 리가 없어", "발데라마와 비슷한 남자 아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발데라마가 맞다"고 봤다.
현지 언론도 "길에서 묘기를 보여주고 동전을 달라고 하는 사람은 발데라마가 틀림없다"고 확인했다.
그럼 발데라마가 길에서 동전을 구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건 미스테리다. 콜롬비아 언론은 "발데라마가 길에서 묘기를 보여주고 동전을 받게 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원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당사자 뿐이지만 정작 발데라마는 영상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한편 일부 축구클럽은 "콜롬비아 축구의 전설이 구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본인이 원한다면 당장 발데라마를 영입하고 싶다"면서 경제적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발데라마는 남부럽지 않은 재력가다. 선수생활을 마치고 한때 지도자의 길을 걷기도 한 그는 오토바이 대리점, 아보카도 농장, 감자튀김공장 등을 보유한 사업가다.
길에서 공을 차고 동전을 구걸하게 된 이유를 놓고 궁금증만 커지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