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북한 주민 대부분 남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있으며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도 봤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후 남한 드라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CD와 USB를 단속하기 위해 특별 검열조가 항시 주둔하여 예고 없는 수색을 벌인다.
이 같은 감시가 강화되자 최근에는 전파를 이용해 남한 TV 드라마 등을 녹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황해도와 개성은 남한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를 전파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에 맞춰 녹화를 한다. 이 후 복사한 USB와 CD를 지방으로 들여보낸다.
녹화 CD는 중국에서 밀수되는 남한 드라마에 비해 화질과 음질이 좋지 않지만 값이 저렴해 많은 사람이 찾는다. 황해도 출신 탈북자 김씨는 복사만 잘해 놓아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증언했다.
북한 정권은 남한 TV 시청을 막기 위해 드라마 방영 시간에 전파를 교란한다. 그러면 TV 화면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북한 주민은 새벽 시간을 이용해 재방송되는 프로그램을 녹화한다.
북한 주민은 불시 검열을 피하기 위해 두 대의 TV를 이용한다. 한 대는 북한 TV를 시청하고, 다른 한 대는 장롱 속에서 전파를 잡아 남한 드라마를 녹화한다. 드라마를 녹화하는 TV는 중국산 소형 TV를 주로 사용한다. 불시 검열이 들어올 때 재빨리 감추기 위해서다.
김씨는 “웬만한 남한 드라마는 시장에서 구할 수 있다. 드라마를 통해 남한을 동경하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앞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심에 남한 드라마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준식 통신원 irbts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