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은 지금] 북한 젊은 여성들의 최대 고민은 ‘이것’?

작성 2017.01.12 10:42 ㅣ 수정 2017.01.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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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짱 열풍이 불어오는 요즘 북한 여성의 최대 고민인 근육질 몸은 남한 여성들이 바라는 몸매의 종결지점일지 모른다. (사진=포토리아)


한국 여성들의 최대 고민은 뭘까. 많은 고민들이 쏟아지겠지만, 그 바닥을 가로지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다이어트’다. 표준 체중이면서도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여자의 욕심이다.


반면 북한 여성은 다이어트가 필요 없다. 탈북 여성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오히려 살을 찌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북한 여성의 최대 고민은 바로 ‘알통’이다. 시장에서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국가 동원에 따라 건설 분야에 투입되는 일에 여성이라고 예외가 없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근육이 발달한다.

탈북민 박정연씨는 이런 고민의 일단을 드러냈다.

“리설주가 공식 자리에 치마를 입고 나오면서 ‘리설주 패션’이 북한에서 유행하는가 하면, 북한의 대표 걸그룹으로 일컬어지는 모란봉악단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악기 연주를 하잖아요.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죠. 그런 유행에 따라 치마를 입는 북한 여성이 자연스레 늘고 있어요. 문제는 고된 노동 때문에 종아리 알통이 생겨 남한 여성들처럼 옷맵시가 예쁘지 않다는데 있죠. 알통을 걱정하는 북한 여성이 늘고 있는 이유에요.”

그는 이어 “팔뚝 알통으로 콤플렉스를 호소하는 북한 여성도 많다”면서 “특히 민소매나 반팔옷을 입을 때 더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남한 드라마의 영향이다. 가냘픈 몸매를 가진 여배우들 '탓'에 미의 기준이 점차 남한 드라마 여주인공에 맞춰진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예전에는 알통 같은 건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남한 드라마가 퍼지면서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러한 남북의 차이는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최근 들어 몸짱 열풍이 불어오면서 여성도 근육을 가져야 더욱 건강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인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북한 여성이 애써 벗어나고자 하는 그 모습이, 남한 여성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습이라는 사실은 각자 다른 처지에서 다른 시선을 갖고 있는 남북 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탈북민 오성희씨는 “북한 여성의 알통은 북한에서 그만큼 고생이 많았다는 의미”라면서 “남한 사람들이 북한 여성을 투박하게 보는 경우가 많은데, 고생의 흔적이라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씨는 남한에 온 뒤 헬스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알통을 빼면서 북한에 대한 나쁜 기억들을 조금씩 지우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 여성의 최대 고민은 ‘삶’이었다. 고된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내야 하는 삶이 그들의 유일한 고민이었다. 하지만 시장 경제의 발달로 최소한의 의식주가 해결되면서 북한 여성은 이제 자신을 위해 고민할 줄 아는 삶을 산다.

오씨는 최근 자신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다이어트다. 오씨는 “이제 남한 사람 다 된 것 같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신준식 통신원 irbts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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