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네가 감히”…뙤약볕에 아들 친구 무릎 꿇게 한 빗나간 모정

작성 2019.07.08 16:40 ㅣ 수정 2019.09.2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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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낮 뙤약볕이 내리쬐는 운동장에 초등생을 무릎 꿇린 학부모의 행동에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 2일 오후 중국 지린성(吉林) 장춘시(长春市)에 소재한 초등학교 운동장. 한낮 기온 35~36도를 치솟는 무더위에 한 초등학교 연령의 남학생이 운동장 한 가운데에 무릎이 꿇린 채로 요지부동인 영상이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중국의 유명 블로거 ‘장춘씨먼다관런'(长春西門大官人)의 개인 웨이보(微博) 계정에 게재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상황. 영상에 등장하는 초등학생 샤오왕 군(가명)은 사건 당시 친구 어머니로부터 강제로 이 같은 행위를 강요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가중됐다.

현지 유력 언론이 추가 취재한 결과, 사건 피해자 왕 군은 사건 당일 친구 정 군과 함께 방과후 학교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당일 두 학생이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 정 군의 학부모가 운동장을 찾았고, 그 시기 두 사람은 목소리를 높이며 장난을 치고 있었던 것. 그런데 이 모습을 본 정 군의 어머니가 두 사람 사이에 싸움이 난 것이라고 오해하며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왕 군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평소 정 군과 종종 방과후 시간 동안 학교 운동장에서 같이 운동도 하고 전동 킥보드도 타기도 했다”면서 “사건 당일에도 같이 전동 킥보드를 바꿔 타며 장난을 쳤는데 우리 두 사람이 소리 높여서 장난치는 모습을 보고 다투고 있다고 착각하신 것 같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장난치는 모습을 목격,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한 정 군의 어머니가 현장에서 곧장 왕 군에서 무릎을 꿇을 것을 종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뙤약볕이 내리 쬐는 운동장 한 가운데에서 무릎을 꿇도록 한 뒤, 정 군의 어머니는 피해 아동이 계속 벌을 받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정 군 역시 전동 킥보드를 탄 채로 피해 아동의 주변을 맴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위가 온라인을 통해 공개, 공유되자 네티즌들은 정 군과 그의 어머니의 가학적인 행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특히 1가구 1자녀를 가진 가정이 많은 중국의 특성 상 자녀에 대한 올바른 교육 가치관을 정립하지 못한 부모의 행위에 대해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네티즌들은 ‘1가구 1자녀 가구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내 자식만큼 남의 자식도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가 너무 많다’, ‘저런 식의 학대를 받은 상대방 학생의 경우 성장하는 중에 트라우마가 남을 우려가 크다. 무더운 한낮에 무릎을 꿇릴만한 일이 대체 어디에 있느냐’는 등 힐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해당 사건 피해 학생으로 알려진 왕 군은 이번 사건에 대해 “당시 친구와 나는 단지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상황을 오해한 상대편 부모가 벌을 줬다”면서 “논란이 된 것 만큼 나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다 지나간 일이고, 이미 당시 사건으로부터 벗어나서 친구들과도 평소와 다름없이 잘 지내고 있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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