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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겁먹은 할머니에 뽀뽀...권총 든 ‘친절한(?) 강도씨’

작성 2019.11.08 10:50 ㅣ 수정 2019.11.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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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에게 친절(?)을 베푼 권총강도가 CCTV에 잡혀 화제다. 강도는 주겠다는 돈까지 마다하며 어르신에게 뽀뽀를 하고 도주했다. 브라질 피아우이주 아마란테라는 곳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오토바이헬멧을 쓴 2인조 강도가 약국에 들어서면서 공포의 상황은 시작됐다. 권총을 손에 든 강도들이 "이거 진짜 강도사건이야"라고 소리치며 들이닥치자 깜짝 놀란 종업원은 바로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가진 돈을 다 내놓으라는 요구에 종업원은 계산대에 있는 현찰을 탈탈 긁어 강도에게 건넸다. 강도들이 챙긴 돈은 약 1000헤알, 원화로 28만원 정도다. 두둑하게 현찰을 챙겼지만 강도들은 성이 차지 않았던 것 같다.

종업원에게 두 손을 뒤통수에 얹으라고 하더니 강도 중 한 명은 물건들까지 골라가며 챙기기 시작했다.

또 다른 강도는 권총을 겨누고 종업원을 감시했다. 이 강도가 바로 '친절한(?) 강도'로 일약 유명해진 에피소드의 주인공. CCTV를 보면 강도들이 들었을 때 하필이면 약국에 있던 한 할머니가 지갑을 꺼내 강도에게 돈을 건네려 한다. 강도가 돈을 요구하진 않았지만 할머니가 상황에 맞춰 자발적으로 취한 자연스런 행동이다.

하지만 강도는 그런 할머니를 만류한다. 그러더니 오토바이헬멧을 살짝 올리고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 할머니의 이마에 뽀뽀한다. 잠시 후 두 명 강도는 약국을 빠져나가 사라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강도는 돈을 꺼내주려는 할머니에게 "아니에요, 할머니, 안심하세요. 할머니의 돈을 원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돈을 받지 않겠다는 말에 더욱 겁을 먹은 할머니가 불안한 표정을 짓자 강도는 할머니의 이마에 뽀뽀를 한 것. 상황이 종료된 후 종업원은 바로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약국 주변을 돌아봤지만 강도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약국주인 사무엘은 "다친 사람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강도들이 할머니에 친절을 베풀기도 했지만) 주변의 CCTV를 모조리 뒤져서라도 반드시 강도들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상은 중남미 각국 언론에 소개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사진=CCTV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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