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주 애들레이드의 버튼에 사는 한 주민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오후 독거미와 독사의 사투를 카메라에 담았다. 코브라의 일종인 브라운 스네이크는 그 크기로 보았을때 다 자라지 않은 어린 독사이지만 그 맹독은 성체만큼 강하다. 독사는 독거미가 쳐 놓은 거미줄에 걸려 있었지만 독거미를 물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독거미는 독사의 머리에 계속해서 거미줄을 쏘아 독사가 입을 벌리지 못하게 거미줄로 칭칭 감아 버렸다. 이어 뱀의 머리 부분을 계속해서 물어 맹독을 퍼부었다.
이 사투를 포착한 여성은 뱀사냥 전문가인 롤리 바렐을 불렀다. 바렐이 도착할 무렵에는 독사는 죽지 않았지만 이미 독거미의 독이 온몸에 퍼져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한 독거미는 죽어가는 독사를 거미줄에 놓아두고는 빠르게 사라졌다.
바렐은 “독거미는 굉장히 똑똑해 독사를 그대로 놓아두면 서서히 죽어 갈 것을 알고 있다. 거미는 다른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중에 와서 천천히 음식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몸집이 작은 독거미와 덩치가 큰 독사의 싸움은 마치 몸집이 작은 데이비드와 거인 골리앗의 싸움과 같다. 우리는 독사와 독거미의 사투를 종종 보지만 언제나 독거미가 승리한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독사에 물려 죽는 사고의 절반이 이 브라운 스네이크에 의한 것일 정도로 맹독을 지닌 뱀이다. 호주에서는 매년 300명 정도가 뱀에 물리지만 관련 치료 시설이 잘돼있어 죽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붉은등과부거미도 호주 전체에서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맹독을 지닌 거미로 유명하다. 이 거미는 검은 색 몸통에 붉은색 등무늬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