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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아르헨, 비상사태 무시한 여행객에게 “알아서 귀국해”

작성 2020.03.25 10:16 ㅣ 수정 2020.03.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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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해외여행을 떠난 아르헨티나 여행객들이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국민에게 이동제한령을 발령한 20일(이하 현지시간) 3만352명이 해외여행을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미에 상륙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지만 코웃음을 치며 해외여행에 나선 사람들이다. 하지만 떠날 때와는 사정이 달라졌다. 아르헨티나가 하늘길을 완전히 차단하면서 귀국할 방법이 없어진 때문이다.

해외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아르헨티나 정부에 SOS를 치고 있다.

엘살바도르에 갔다가 공항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남자 페데리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국적항공사인) 아르헨티나 항공도 우리를 데려가려고 하지 않는다"며 "제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콜롬비아로 놀러갔다가 발이 묶였다는 여자 마리아는 "사방에 알아 봐도 아르헨티나로 돌아가는 항공편이 없다"면서 "전세기를 띄워 달라"고 했다.

일부 여행객은 정부를 겁박(?)하고 있다. 브라질로 신혼여행을 떠났다가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 커플은 "코로나19에 걸려 죽을 것 같다. 우리가 죽어도 울지 마라"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런 협박성 글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

펠리페 솔라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비상 상황에서 우리(정부)를 협박하는 듯한 메시지는 매우 부적절하고, 불괘하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이 선포된 후 해외로 여행을 간 사람들은 매우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가 전세기를 띄워 귀국시켜야 하는 해외 거주자(외국에 거주하거나 한시적으로 체류 중인 아르헨티나 국민)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3개 대륙에만 약 2만3000명에 이른다. 비상시국에 해외여행을 떠난 3만여 명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이들 3만 여명은 전세기를 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솔라 장관은 "국민을 다 데려오고 싶지만 재원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비상사태를 무시하고 해외로 나간 여행객들의 귀국을 돕진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르헨티나는 20일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발령했다. 공무원이나 보건 종사자, 필수사업장 근무자 외에는 이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최근 정부 소식통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계엄령 선포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24일 현재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는 301명, 사망자는 5명이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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