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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초음파 영역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벌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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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콰도르 힐스타 벌새 수컷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는 우리에게 마음의 평온을 주지만, 사실 당사자인 새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건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가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할 뿐 아니라 잘못하면 포식자의 관심을 끌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짝짓기를 하지 못하면 후손을 남길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새가 적지 않은 대가를 지불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여기에도 독특한 예외가 존재한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의 페르난다 G. 두큐와 그 동료들은 에콰도르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벌새의 일종인 '에콰도르 힐스타 벌새'(Ecuadorian Hillstar hummingbird)의 노랫소리를 연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에콰도르 힐스타 벌새 수컷은 13.4kHz의 높은 주파수로도 소리를 낼 수 있다. 인간의 귀에는 다소 고음으로 들리는 정도지만, 대부분의 새는 9-10kHz 이상의 음파는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초음파 영역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이렇게 높은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 역시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몸무게 8g에 불과한 작은 벌새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비용을 감당할만한 이유가 있다. 이렇게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면 다른 새가 사용하는 음파와 겹치지 않아 더 정확하게 신호 전달이 가능하다. 물론 잠재적인 포식자인 다른 새가 눈치챌 가능성도 작다. 그러나 이 벌새가 다른 새가 들을 수 없는 고주파 영역에서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주장은 완전히 검증된 내용은 아니었다.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음성 신호를 처리하는 뇌의 활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에콰도르 힐스타 벌새의 뇌는 고주파 신호에 분명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작은 벌새가 다른 새의 노래나 자연의 다른 소음과의 간섭을 피할 수 있는 자신만의 통신 주파수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 연구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나이 든 과학자들은 이 벌새의 노래 소리를 잘 듣지 못한 반면 젊은 과학자들은 잘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듦에 따라 고주파 음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청 주파수에 속하는 13.4kHz 음파라도 노인은 잘 듣기 어려울 수 있다. 사랑에는 나이가 없지만, 에콰도르 힐스타 벌새의 사랑 노래는 젊은 사람에게 더 잘 들리는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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