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하늘로 솟구친 화염 기둥…스마트폰에 포착된 베이루트 폭발 (영상)

작성 2020.08.11 16:21 ㅣ 수정 2020.08.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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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루트에서는 지난 4일 항구 창고에서 폭발이 일어나 지금까지 최소 220명이 사망했고, 60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루트 폭발의 모습을 생생히 촬영한 청년이 사고 목격담을 털어놨다.

지난해까지 영국 대학에서 공부하다 레바논으로 돌아간 압둘라 라시디(26)는 베이루트 항구 근처 아파트에 산다. 사고 당일 발코니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던 그는 항구 창고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라시디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항구 창고에서 불이 났으며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관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봤다”고 설명했다. 그때 연기 사이로 빛이 번쩍이더니 폭발이 일어났다. 하늘로 솟구친 화염 기둥과 함께, 원폭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 버섯구름이 온 도시를 뒤덮었다. 라시디는 “큰 충격파와 함께 폭발이 발생했다. 건물들이 무너졌고 폭발 파편들이 서서히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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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까지 영국 대학에서 공부하다 레바논으로 돌아간 압둘라 라시디(26)는 베이루트 항구 근처 아파트에 산다. 사고 당일 발코니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던 그는 항구 창고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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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얼어붙은 라시디의 머릿속은 하얘졌다. 섬광이 번쩍한 후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커피잔은 산산조각이 났고 발코니에 멍하니 서 있던 그는 반사적으로 집 안으로 몸을 피했다. 라시디는 “처음에는 내가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 상황이었다. 이대로 죽는구나 싶더라. 순간 내가 정말 죽었다고 생각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가 촬영한 영상에는 오렌지색 화염 기둥과 함께 주변으로 거대한 버섯구름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라시디는 “사람들에게 영상을 보내줬는데 영화인 줄 알더라. 실제라고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라시디와 함께 있던 아버지 모두 다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그 길로 차를 몰아 남쪽으로 향했다. 아파트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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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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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사 이후 레바논에서는 정권 퇴진 시위가 전개됐다./사진=AP 연합뉴스
다음 날 라시디 부자는 다시 베이루트로 돌아왔다. 사고 현장은 처참했다. 라시디는 “직접 보는 것에 비하면 TV에 보여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지붕 위, 차 안, 도로할 것 없이 사방에 사체가 널려 있다”라고 설명했다.

베이루트에서는 지난 4일 항구 창고에서 폭발이 일어나 지금까지 최소 220명이 사망했고, 60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75년 전 일본 히로시마 원폭과 비견될 만큼 폭발 규모는 엄청났다. 원폭 때나 볼 수 있는 버섯구름도 형성됐다. 실제로 베이루트 폭발의 충격파 세기가 히로시마 원폭의 20%~30%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번 폭발은 베이루트 해안선 모양까지 바꿔놓았으며, 사고 현장에는 폭발 충격으로 43m 깊이의 구덩이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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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라./사진=AP 연합뉴스
참사 이후 레바논에서는 정권 퇴진 시위가 전개됐으며 10일 레바논 내각은 총사퇴를 발표했다. 이날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대규모 참사를 맞았다”며 “베이루트 폭발은 고질적인 부패의 결과”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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