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미

[여기는 남미] 15살이면 결혼 가능?…10대 유부녀 양산하는 도미니카 민법

작성 2020.11.18 15:34 ㅣ 수정 2020.11.18 15:34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10대 유부녀를 양산하고 있는 구시대 법이 이번엔 개정될 수 있을까? 도미니카 공화국의 민법 개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미니카공화국 하원은 민법 혼인 규정에 대한 개정안 표결 시기를 놓고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도미니카 여성부가 "수치스러운 법을 이번에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이르면 18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표결이 실시될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여성부에 따르면 하원에선 민법 개정에 대한 찬성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하원 통과는 무난해 보이지만 법안이 상원으로 넘어간 뒤엔 예상이 쉽지 않다. 상원은 하원보다 보수적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도미니카 여성부장관 마이라 히메네스는 "어린 소녀들을 유부녀로 만드는 법을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국가에 수치를 주는 법을 개정하는 데 주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도마에 오른 도미니카공화국의 민법은 1884년 제정됐다. 혼인에 대한 규정을 보면 135년을 넘긴 민법은 만 15세부터 여성의 혼인을 허용하고 있다.

법이 이렇다 보니 도미니카공화국에는 10대 유부녀가 넘친다. 해마다 탄생하는 부부 5쌍 중 1쌍은 신부가 미성년자다.

저소득층일수록 조혼의 비율은 높아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소득이 중간치 이하인 계층의 경우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은 59%에 이른다. 저소득 계층 10대 소녀 중 23%는 15살에 결혼을 한다는 충격적인 통계도 있다.

이런 가운데 1997년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남자에게 조건부 면죄부를 주는 형법조항까지 신설됐다.

문제의 조항은 미성년자를 납치하거나 임신시킨 남자가 피해자와 결혼할 경우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10대 소녀와의 성관계에 면죄부를 주는 악법인 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법의 혼인 관련 규정과 문제의 형법조항은 위헌소송이 제기돼 헌법재판소에 사건이 계류 중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르면 11월 말쯤 유권해석을 내놓을 전망이지만 만장일치가 불발한다면 판결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추천! 인기기사
  • “포기란 없다”…비트코인 ‘7600억원 어치’ 실수로 버린
  • “나 아직 안죽었다”…보이저 1호 240억㎞ 거리서 ‘통신’
  • 나홀로 사냥…단 2분만에 백상아리 간만 쏙 빼먹는 범고래
  • 美 언론 “KF-21 공중급유 첫 성공, 인상적인 속도로 발
  • 죄수 출신 바그너 용병들, 사면 후 고향 오자마자 또 성범죄
  • 정체불명 ‘금속기둥’ 모노리스, 웨일스 언덕서 발견
  • 노브라로 자녀 학교 간 캐나다 20대 엄마 “교사가 창피”
  • 우크라도 ‘용의 이빨’ 깔며 방어전 돌입…전쟁 장기화 양상
  • “감사하다”…인도서 8명에 집단 강간 당한 女관광객, 얼굴
  • 미사일 한 방으로 ‘1조원어치 무기’ 박살…푸틴의 자랑 ‘이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