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타운에서 약 100㎞ 떨어진 간스바이 해역에 위치한 다이어 섬은 백상아리로 유명한 세계적인 상어 관광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상아리가 몰려있는 덕분에 이를 보기위해 전세계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것.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이 지역 해안에서 백상아리가 사체로 발견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부터 2020년 사이 총 8마리의 백상아리 사체가 해변으로 밀려왔으며 이중 7마리는 간을 집중적으로 적출당한 상태였다.
곧 바다 최상위 포식자인 백상아리를 공격해 먹잇감으로 삼을 만큼의 강력한 포식자가 나타난 것으로, 이에 전문가들은 '범인'으로 범고래를 주목했다. 실제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부터 이 지역 해안에 범고래 한쌍이 나타났으며, 범고래가 있는 지역에서 도망치는 14마리의 상어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앨리슨 타우너는 "해당 해역에 범고래가 나타난 시기와 백상아리 숫자의 감소가 정확히 일치한다"면서 "이는 세렝게티에서 사자가 늘어날 때 들개들이 대처하는 것과 똑같은 대규모 회피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해역에 범고래가 자주 나타나면 그만큼 백상아리도 사라지는 기간이 길어진다"면서 "백상아리수의 감소는 바다 생태계에 또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범고래는 특유의 외모 때문에 인기가 높지만 사실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는 최상위 포식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