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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과거 자서전서 직접 밝힌 ‘생활고(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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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대 미복귀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수 이재진(30)이 전격 체포된 가운데, 그의 불우했던 성장과정 및 가정사가 오래 전 ‘젝스키스 자서전’을 통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컴백 젝스키스(COM’BACK SECHKISE)’라는 제목의 이 도서는 1997년 데뷔 후 전성기를 누리던 그룹 젝스키스가 자신들이 스타로 발돋움하기 까지의 과정을 직접 세세히 기술해 놓은 자서전 형식의 책이다.

하와이에서 강성훈을 만나 팀을 이루게 된 은지원, 무난한 학창시절을 보낸 장수원, 고지용, 김재덕과 달리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이재진은 이 책에서 오히려 비교적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했다.

1남1녀인 그는 지난해 입대 직전인 2008년과 2006년, 각각 모친과 부친을 모두 잃은 상태. 어린 이재진의 기억 속에는 자신을 낳은 후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누워계신 어머니, 일터에 돈 벌러 나가신 아버지, 외로움, 삶의 무거움, 신문배달, 그림, 춤 등의 단어가 남아 있었다.

[ 이하 ‘젝스키스 자서전’ 발췌 · 이재진 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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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출산 후, 병으로 누우신 어머니

1979년 7월 13일 부산 사하구 감천동 한 산부인과. 어머니는 나를 낳으실 때 태몽이 예사롭지 않아 큰 인물을 기대했단다.

꿈은 좋지만 어머니는 나를 낳으신 후 줄곧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하시고 계신다. 나로 인해 어머니가 평생 고생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 내가 빨리 사회인으로 자리 잡아 호강시켜드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 §2. 외로웠던 어린 시절

어린 시절 내 또래의 아이가 우리 동네에는 별로 없었다. 한참 개구쟁이처럼 친구들과 놀 나이에도 친구들이 별로 없었던 관계로 나는 늘 2~3살 어린 여자 친구들과 주로 놀았다.

특히 어머니는 아파 누워계시고 아버지는 돈을 벌러 일터에 나가셨던 터라 나는 혼자서 보내야 했던 시간들이 너무 많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 혼자서도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는 것 같았다.

어린 나이에도 혼자 있을 때면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나는 그 외로움을 동네에서 노는 일 외에 독서와 그림 그리는데 쏟아 부었다.

- §3. 그림에 대한 소질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저녁 늦게나 볼 수 있었던 부모님들에게 칭찬을 받기위해 더욱 열심히 했는지도 모르겠다. 만화책의 경우는 아예 내 손으로 글까지 써서 서울에 있는 한 잡지사에 보내 선물을 받기도 했다.

92년 장평중학교에 입학해서도 나는 삶의 무거움 때문에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살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가운데도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참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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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신문배달로 견뎌낸 경제고

부모님의 어깨를 덜어야했던 나는 1학년 때부터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배달을 했다. 신문배달로 많은 돈을 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 생활에 큰 역할을 했다.

서울에서도 다시 그 일을 했고 자연히 하루에 3~4시간 밖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학교에서 조는 시간이 많아졌다.

- §5. 한 줌의 빛, 춤

학교생활의 절반이상은 춤에 관한 생각으로 보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몸놀림이 유연했던 내가 TV에서 춤을 추는 가수들을 보면서 하나 하나 춤을 익혀가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퀵실버’란 댄싱클럽을 만들게 된 것이다. 젝스키스에서 안무를 담당하는 재덕이도 같은 멤버였다.

우리는 하루에 보통 6시간이상을 춤 연습에 쏟았다. 학교가 끝나는 6시부터 새벽까지 춤을 췄다. 내가 리더역할을 했던 퀵실버는 중학교이후 학교축제나 시 행사 등에 초청되어 부산에서는 이미 스타대접을 받고 있었다.

출연료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어린 우리가 쓰기에는 충분했다. 힘들게 고생을 하며 연습하는 생활의 원동력은 어느새 가수의 꿈이었다.

- §6. 서태지와 아이들 이주노가 발견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우리의 소문이 서울까지 알려져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선배에게 픽업이 돼 그 꿈을 이루게 됐다. 이 진리를 잊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젝스키스가 앞으로도 10년 정도 장수하는 그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편 측근에 따르면 젝스키스의 랩퍼로 약 4년간 활동했던 이재진은 부산에 계신 부모님께 생활비 대부분을 전해 드리며 가정의 기둥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2000년, 팀이 갑작스럽게 해체되자 이재진은 가수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1년 후 솔로 앨범을 발표했지만 좋은 성과를 얻진 못했다.


2005년 3월 마지막 앨범을 낸 그는 결국 다음 해인 2006년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복무를 택한다. 하지만 이를 인정받지 못해 지난해 8월 현역으로 재입대 판정을 받았다.

현역 입대 전 두 부모님을 잃는 등 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재입대한 이재진은 최근까지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으며 국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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