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쓰레기가 우주 전반의 환경 및 인류와 지구 뿐만 아니라 세계 정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현지시간으로 23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의 연구원 비탈리 아두슈킨은 보고서를 통해 우주 쓰레기로 인해 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우주쓰레기는 우주선의 파편과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 폐기된 인공위성, 우주에서 분리되는 우주선 발사추진제 등을 포함한다.
아두슈킨 박사에 따르면 현재 우주를 떠돌고 있는 우주쓰레기 중 길이가 10㎝이상인 것만 약 2만 3000여개에 이른다. 이보다 작은 크기의 우주쓰레기까지 합치면 지구 궤도상을 떠도는 우주쓰레기는 수조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우주쓰레기는 지구 궤도를 시속 2만8160㎞로 비행하고 있는데, 길이 1㎝정도의 작은 우주쓰레기 조각만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띄운 각종 인공위성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문제는 인류의 인공위성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공위성 기능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통신장비 이상은 물론이고, 각국 군사시스템에도 문제가 발생하면서 국제정세가 급박한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아두슈킨 박사의 주장이다.
아두슈킨 박사는 “지난 10여 년 동안 여러차례 군사데이터 수집용 우주선에 갑작스러운 작동 이상이 생긴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원격측정 또는 직접 관측 등을 통해서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총 두 가지 가능성을 내놓을 수 있는데, 하나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우주쓰레기의 영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류의 ‘우주전쟁’에서 비롯된 교묘한 술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가능성은 국제 정책상 매우 위험한 딜레마가 될 수 있다. 특히 군사 정보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일부 우주선과 관련해서는 각국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시리아 내전이나 갈등을 겪는 국가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러한 사고는 관련 국가들의 보복 공격을 불러일으켜 세계 대전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현재 러시아 우주감시시스템(RSSS)과 미국 우주감시네트워크(USSSN) 측은 10㎝ 이상의 우주쓰레기 2만 여개의 움직임과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아두슈킨 박사의 우주쓰레기 관련 연구는 국제우주학회지인 국제우주항행연맹 저널(The Journal acta astronautica)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