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면 늦을 수 있는 나이지만 서른 둘 청년 마르코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것은 언제든 자유롭게 하던 한국계 아르헨티나인 마르코가 서른 둘 자서전을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MBC 주말 인기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통해 대중과 친숙해진 잘생긴 청년 마르코. 그는 서른 둘이 되어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았다.
# “‘우결’하는 날이 기다려져요”
마르코가 ‘우결’에 투입 된 후 언젠가 담당 PD에게 “새로운 커플 중 가장 의외의 인물이 누구냐”고 물은 적이 있다. 당시 담당 PD는 “언젠 일본으로 격투기를 배운다고 떠날 지 모르는 마르코”라며 “마르코는 너무 자유로운 인물이라 절대 그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한국에 머물던 마르코에게 가장 즐거운 일은 최근 배우고 있는 이종격투기와 친구들과 함께 하는 클럽문화였다.
그리고 ‘우결’의 새로운 커플 참여를 위해 담당 PD와 미팅을 할 때까지만 해도 마르코는 이종격투기를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가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런 마르코가 ‘우결’을 시작으로 달라졌다. 유년시절을 남미에서 보낸 탓에 자유로운 생활을 했던 그지만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목표가 생겼다.
“요즘 너무 좋아요. 우선 ‘우결’ 촬영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만약에 진짜 이종격투기를 배우려 일본에 간다고 해도 그건 ‘우결’ 팀과 충분한 상의 된 후에요. 그런데 지금은 한국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요. 요즘 와서는 일도 많아지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너무 좋아요.”
약간은 서투른 말로 한국 생활에 대한 설렘을 전하던 마르코. 그는 최근 ‘우결’로 인해 인터뷰 섭외게 밀려들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너무 바빠서 이종격투기 연습도 제대로 못해 사부님께 많이 혼나요. 그래도 시간이 나면 꼭 체육관에 들러 연습하려고 해요. 요즘엔 그렇게 좋아하던 클럽도 가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너무 좋아요.”(웃음)
‘우결’에 출연한 후 클럽을 찾았다가 알아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5분 만에 집으로 귀가 했다는 마르코. 이후 그는 그렇게 좋아하던 클럽에도 가지 못했다. ‘우결’은 마르코의 인생을 180도 바꿔놨다.
“8년 전 우연한 기회에 모델 활동을 시작했고, 종종 드라마에 출연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많은 이들이 알아봐주는 건 처음이에요. 현재의 생활에 정말 만족해요.”
# “연예인 아닌 배우 마르코로 불리고 싶어”
8년의 무명생활을 보냈던 마르코.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고 마르코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무명이라고 하면 무명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잖아요. 그런데 ‘우결’로 인해 사람들이 마르코라는 이름을 알게 되고 불러줘 보람돼요. 아무 생각 없이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은 연기에 대한 욕망이 더욱 커졌어요. 처음에는 생각보다 잘 안돼서 걱정하기도 했지만, 이번 ‘우결’을 시작으로 좋은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어요.”
연예인이 아닌 배우 마르코가 되고 싶다는 그의 롤모델은 할리우드 스타 조니뎁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가진 배우를 꿈꾸는 마르코는 극 중 외국인이 아닌 한국말로 연기를 하길 꿈꾼다.
“현재 다니엘 헤니, 데니스 오 등 외국계 배우들의 활동이 많잖아요. 그분들이 닦아 놓은 노력 때문에 전 좀 더 쉽게 국내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감사할 따름이죠. 아르헨티나에서 한국드라마 ‘모래시계’의 최민수, 이정재 씨의 역할을 참 감명 깊게 봤는데, 저도 한국어로 그들처럼 멋진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조금은 남들 보다 늦은 시작일 지 모른다. 그러나 마르코에게는 절대 늦은 시작이 아니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이제 그 꿈을 이룰 출발선상에 섰다.
“절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4년 이란 시간을 연기자가 되기 위해 연습했고 이제 시작이에요. 좀 더 한국어도 많이 연습해서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이 지켜봐 주세요.”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 / 사진=조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