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출범도 하기 전부터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안으로는 감독 및 코칭스태프 선임 문제로 난항을 겪고있는 가운데, 요미우리 이승엽 등 해외파들의 잇단 불참 선언으로 대표팀 구성자체가 큰 어려움에 처한 모양새다. 2006년 WBC 4강과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신화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지도 모른다는 야구계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칭스태프 선임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천신만고 끝에 한화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로 했지만, 김 감독이 추천한 일부 현역 감독들이 대표팀 합류를 꺼려하는 바람에 코칭스태프 조각부터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KBO는 각 구단에 감독 차출을 협조해 주도록 요청할 예정이지만 구단 사정도 있어 쉽지 않은 문제다.
설상가상으로 이승엽, 박찬호 등 해외파들의 WBC불참 선언도 큰 고민이다.
대표팀의 4번타자가 유력했던 요미우리 이승엽은 지난 9일 일본시리즈에서 패한 뒤 국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에는 캠프 도중 빠져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의 유보적인 입장을 접고, WBC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는 “올해 부진은 올림픽 예선 참가가 원인이 됐던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얼마 전 LA 다저스 박찬호에 이어 이승엽마저 WBC 불참을 선언하면서 내심 이번 대회 4강 이상을 노리고 있던 한국으로서는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을 날려 대표팀의 해결사로 활약했던 이승엽이 없다면 한국팀의 전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 특히 매 경기가 중요한 단기전 승부에서 이승엽같은 슬러거의 부재는 경기를 풀어가는데 큰 어려움이 될 전망이다. 이승엽의 불참은 대표팀 타선의 전력을 떠나 팀 전체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나다.
KBO의 하일성 사무총장은 “그동안 대표팀을 위해 열심히 해줬던 선수인데, 팀내에서 처한 상황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 같다”며 “일단 한국에 오면 만나보고 설득해 보겠다”며 난처해 했다.
현 상황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사람은 다름아닌 김인식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이승엽이 WBC 불참 의사를 나타낸 것과 관련해 “코칭스태프도 구성이 안된 지금, 선수들 합류 문제까지 신경쓸 수 있겠는가”라며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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