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생각난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중계하던 호주 해설자들이 선수들을 동성애자라고 조롱하는 등 수준 이하의 중계를 해 공분을 자아냈다.
호주 방송 ‘채널 9’에 출연한 에디 맥과이어와 믹 몰리는 남자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중계하면서 남자 선수들의 화려한 옷을 지칭하며 그들의 성정체성을 왜곡, 조롱을 쏟아냈다.
코미디언 출신 해설자 몰리는 경기 중 “올림픽 관계자가 남자 피겨 선수 중 한 명이 게이(동성애자)가 아니란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도 넘는 농을 던졌다.
이어 웨스턴 스타일 복장을 한 선수가 등장하자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생각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카우보이들의 절절한 동성애를 그린 작품성 있는 영화로, 故히스 레저가 주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문제의 해설자들은 미국 남자 피겨선수 조니 위어에게도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검은색과 핑크색이 섞인 화려한 의상을 입고 아이스링크에 등장하자 여성스러운 취향을 비꼬는 듯 “락커나 옷장에 아무 것도 두고 다니지 않는다.”면서 깔깔대고 웃은 것.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남자 피겨선수들의 스포츠 정신을 비웃고 성적 소수자를 한낱 비웃음거리로 만든 수준이하의 해설에 항의를 쏟아냈다. 시청자들의 전화가 빗발쳤으며 맥과이어의 홈페이지에는 이를 책임지고 은퇴하라는 글까지 쇄도했다.
한편 해당 방송국 측은 공식 답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에디 맥과이어와 믹 몰리(왼쪽부터)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