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
100억원이 넘는 복권에 당첨된 지 10년도 안 되어 빈털터리로 전락한 남성이 환경미화원으로 제 2의 인생을 꿈꾸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노퍽 주에 있는 허름한 집에서 뚜렷한 직업 없이 어렵게 두 아들을 키우는 마이클 캐롤(29)은 8년 전만 해도 세계 최고의 행운남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독차지 했다.
20대 초반의 학생이었던 그가 970만 파운드(160억원)이 넘는 복권에 당첨된 것.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 화제를 모은 그는 방송에도 출연하며 20대 벼락부자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큰 돈을 손에 넣은 그는 호화저택이나 슈퍼카 등을 사는 것으로 돈을 펑펑 썼다. 또 약물에 중독된 뒤에는 거의 매일 집에서 끈적한 파티를 벌이며 여자와 술에 빠져 살았다.
캐롤은 “약물에 빠져 매일 새로운 여자친구를 집에 불러들여 돈을 물 쓰듯이 썼다.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고 인생이 늘 불행하다고 생각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2년 전 그는 갖고 있던 재산을 모두 탕진했고 주변 사람들과도 멀어졌다. 또 코카인 소지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5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하며 인생의 밑바닥을 쳤다.
여자친구인 젬마와 아이 2명을 두고 근근이 사는 캐롤은 최근 재기의 뜻을 품었다. 복권에 당첨되기 전처럼 성실하게 일하고 작은 행복에도 만족하는 삶을 살기로 한 것.
최근 주급 200파운드(30만원)인 환경미화원에 지원한 그는 “가난해졌다고 전혀 창피하거나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술과 여자에 빠졌던 과거의 내 모습이 더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시는 그런 부유한 인생을 꿈꾸지 않는다. 나는 부자에 대한 아무런 미련도 없고 오히려 가난하지만 열심히 사는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