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볼링그린 주립대 연구팀은 보스토크호 표면에서 굴착한 얼음을 분석한 논문을 미국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신비의 호수로 알려진 보스토크호는 길이가 무려 230㎞에 이를 만큼 거대 호수지만 빙하 밑에 숨겨져 있어 1950년대가 되서야 처음 인간에게 발견됐다.
특히 이 호수가 가치가 있는 것은 1500만년 이상 세상과 단절된 채 존재해 왔다는 점이다. 두꺼운 빙하가 영하 60도에 이르는 공기를 차단하고 지구 내부의 지열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보스토크호에 태초의 비밀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과연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연구팀은 3500m 지점에서 굴착한 얼음을 바탕으로 분석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수천종의 박테리아와 단세포, 다세포 생물을 찾아냈다.
연구를 이끈 스코트 로저스 박사는 “우리가 추측한 것 보다 더 고등한 생명체가 호수에 있을 수도 있다” 면서 “이같은 엄혹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경외감까지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호수를 직접 탐사한 것이 아닌 간접적인 연구라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으나 물이 있는 외계 행성 지하 깊은 곳에도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