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고있는 이같은 ‘미스터리’에 대한 비밀이 풀렸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쥐의 신경세포를 분석해 얻은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3~4세 전의 기억은 대부분 하지 못한다. 유아 기억상실증(infantile amnesia)이라 부르는 이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뚜렷히 밝혀진 바는 없다. 이번에 캐나다 연구팀이 주장한 이론은 유아의 뇌는 급속히 성장하기 때문에 새 기억이 기존 기억을 효과적으로 지운다는 것.
이같은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새끼 쥐들을 통해 실험했다. 먼저 쥐들에게 약한 전기 쇼크방에 넣어 ‘공포’를 경험하게 한 후 이 쥐들을 쳇바퀴에서 뛰게했다. 이후 이 쥐를 다시 전기 쇼크방에 집어넣어 그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쳇바퀴를 열심히 뛴 쥐들은 대부분 전기 쇼크방에서의 기억을 잃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전기 쇼크를 경험한 쥐 중 쳇바퀴를 뛰지 않은 쥐들은 여전히 그 공포를 기억하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을 이를 신경생성(neurogenesis)과 연결지으며 학습과 기억 능력을 담당하는 대뇌 측두엽의 해마(Hippocampi)를 중요한 열쇠로 평가했다. 해마는 출생 이후 몇 년 동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이후 서서히 활동양이 줄어든다.
연구를 이끈 캐서린 에이커스 박사는 “새끼 쥐들이 쳇바퀴를 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경세포가 잘 생성된다” 면서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억이 기존 기억을 지워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물로 신경세포 생성을 억제당한 쥐들은 일반 쥐보다 기존 기억을 더 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