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핵심 5가지 문답 공개
11월 12일. 인류 역사상 최초의 혜성 착륙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구촌의 우주 과학자들과 우주 마니아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유럽우주국(에사, Esa)은 착륙선 필라이를 로제타에서 분리, 67P 혜성 표면에 내려놓을 만반의 준비에 착수했다.
총 16억 달러라는 막대한 예산과 10년의 시간을 투입한 로제타 미션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해 지구촌의 관심이 높아가는 가운데, 나사(NASA)에서는 5개의 핵심 사항에 대한 질문과 답을 나사 홈페이지에 올려놓아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질문에 대한 대답에는 이번 로제타 미션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1.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가면서 굳이 그 혜성까지 간 이유는 뭔가요?
"혜성이 거기 있기 때문이죠. 바로 우리 우주 뒤뜰에 혜성이 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생긴 건지, 또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고 싶은 거죠. 무엇보다 혜성에 물이 있는지, 그리고 그 물이 우리 지구의 바다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기 위한 거랍니다. 만약 관계가 있다면, 혜성의 유기물질을 조사해 원시 지구로 흘러들어왔을 유기물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것을 연구하려는 거죠."(이언 라이트, 행성과학자)
2. 착륙선 필라이에 달려 있는 작살의 용도는 무엇이죠?
"두 개의 작살이 장착돼 있는데, 우주 공간에서 작살을 사용하는 건 이번이 최초랍니다. 혜성의 중력이 너무나 약해서 작살을 혜성에다 박아넣어 착륙선을 단단히 고정시키기 위한 장치죠. 물론 착륙할 때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착륙선의 임무 수행 중에는 반드시 필요하죠. 혜성의 지각운동이 활발하고 가스 등이 분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작살로 고정돼 있지 않으면 착륙선이 튕겨나갈지도 모릅니다."(앤드류 모스, 미션 담당 과학자)
3. 로제타에 오븐을 실어간 이유는 뭔가요?
"오븐을 여러 개 갖고 갔죠. 땅을 파는 드릴 뒤에 오븐들이 장착돼 있습니다. 오픈 유니버시티의 장비로 톨레미라는 게 있는데, 바로 질량 분석계죠. 혜성의 가스를 분석해야 그 성분을 알아낼 수 있는데, 드릴로 혜성 토양을 채취해 오븐에다 넣어 가열시키면 가스가 나옵니다. 즉, 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오븐이 필요한 거죠. 톨레미 질량 분석계는 착륙선 내부에 장착돼 있는데, 오븐에서 발생한 가스가 관을 타고 분석계에 공급되도록 돼 있습니다. "(사이먼 셰리단, 프로젝트 담당 과학자)
4. 착륙하다 실패하면 어떻게 되죠? 충돌해서 장비들이 망가지는 경우 말입니다.
"톨레미를 비롯한 모든 장비들은 충분한 대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혜성 위에서 어떤 상황을 맞더라도 끄떡없을 겁니다. 톨레미는 말하자면 오픈 유니버시티에 있는 실험실의 축소판 같은 거죠."(지레인트 모건, 프로젝트 담당 과학자)
5. 이 로제타 미션이 지구를 구할 수 있나요?
"직접적으로 지구를 구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는 구할 수도 있죠. 혜성들은 어느 때고 내부 태양계로 들어올 수 있답니다. 어떤 것들은 지구에 아주 근접할 때도 있죠. 옛날에는 지구에 충돌한 혜성들도 있었지요. 혜성에 대한 지식, 곧 혜성의 성분이나 그 위험성, 견고성 등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이 알수록 혜성의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잘 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지구에 충돌하려는 혜성의 진로를 변경시키든가 해서 말입니다. 공상과학 소설같이 들릴는지도 모르지만, 지구가 혜성 충돌로 파멸 직전에 놓인다면 우리가 선택해야 할 사항 중의 하나죠."(모니카 그래디, 항성과학자)
이제 로제타 호와 미션 참여 과학자들의 행운을 빌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로제타 호의 착륙선 파일리가 혜성에 안착한 상상도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