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상과학(SF) 영화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홀로덱’은 장치 안에 들어가면 현실과 똑같은 가상의 공간이 펼쳐져 그 속에서 행동할 수 있다. 바로 거대한 가상 현실인 것. 그 공간에 비춰지는 사람이나 물건은 모두 3D 영상인 ‘홀로그램’인 것이다.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도 이 ‘홀로그램’에 물체의 촉감을 더한 장치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벤자민 롱 박사팀은 초음파를 사용해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 구현한 3D 입체 영상을 보고 만져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컴퓨터 그래픽 분야 학술지 ‘ACM 트랜잭션스 온 그래픽스’(ACM Transactions on Graphics) 최신호에 게재된 이 기술은 홀로그램 장치 상단에 복잡한 패턴의 초음파를 집약시켜 공간의 기체를 교란, 물체의 형상을 입체적으로 부각한 것으로, 사용자가 눈앞의 3D 영상에 손 등을 닿게 되면 초음파로 약간의 진동을 전해 그 물체의 촉감까지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롱 박사는 “미래에 사람들은 좀처럼 만질 수 없는 물체의 홀로그램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있는 작품이나 인공물의 형태도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외과의사가 CT 검사에서 병변(병이 원인이 돼 일어나는 생체 변화)의 차이를 만져서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시각과 동시에 촉각을 더하는 것이 가상 현실의 세계에 빠지는 것을 쉽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바로 스타트렉 ‘홀로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것.
현재 이 장치의 시험은 계속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구체와 피라미드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3D 영상을 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컴퓨터 그래픽 축제인 ‘시그라프 아시아 2014’(12월 3~6일)에서도 공개됐다.
사진=브리스톨대학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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