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떼가 사람을 잡아먹고 있어요."
아르헨티나의 한 지방 경찰서는 최근 한 남자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았다. 신고를 한 남자는 "개를 쫓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빨리 출동해야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믿기 어려웠지만 긴박한 목소리를 보면 단순한 장난전화 같지는 않았다.
경찰은 사람이 잡아먹히고 있다는 곳으로 순찰차를 보냈다. 잠시 후 순찰차는 "들개들이 떼지어 20대 초반의 청년을 잡아먹고 있었다. 개들을 쫓았지만 청년이 위독하다"고 보고했다.
아르헨티나의 지방 리오 네그로에서 식인 들개떼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란데캠프라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주민은 "외진 공터에서 개떼가 달려들어 무언가를 뜯고 있길래 살펴보니 사람이었다"며 전율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이미 청년은 신체 상당 부분을 공격당한 상태였다. 주변엔 피가 난자했다.
청년은 아직 숨이 붙어 있지만 제정신은 아니었다. 경찰은 "청년이 무언가 중얼거렸지만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청년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사들은 이미 손을 쓸 수 없다며 치료를 포기했다. 청년을 본 의사는 "개들이 물어뜯은 상처가 워낙 치명적이라 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의사는 "팔과 다리는 물론 얼굴, 목 등 성한 곳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끔찍한 죽음을 맞은 청년은 곤잘레스라는 성의 21세 남자였다. 청년은 24일 밤(현지시간) "친구들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겠다"면서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은 청년이 귀가하지 않자 실종신고를 냈다.
경찰은 "청년이 왜 들개떼의 공격을 받게 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술에 취해 쓰러졌다가 공격을 당했거나 강도를 만난 뒤 들개떼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엘인트라시헨테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