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점(sunspot)은 태양 표면의 검은 점이다. 인류가 그 존재를 알아챈 이후 흑점이 검은 점이라는 사실은 모두 상식으로 알고 있다. 흑점 자체는 사실 매우 뜨겁지만, 주변의 태양 표면보다 섭씨 1,000도 정도 온도가 낮아서 관측해보면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흑점을 확대해서 본다면 어떨까?
미국 뉴저지 공과대학의 과학자들이 빅 베어 태양 관측소(BBSO)의 NST(New Solar Telescope)를 이용해서 흑점의 중심부를 상세하게 관측했다. 흑점에서 가장 어둡게 보이는 중심 지역은 본영(umbra)이라고 부르고 그 주변에 상대적으로 밝은 방사선상의 줄기 구조 부분은 반영(penumbra)이라고 부른다.
뉴저지 공대의 바실 예치신 교수가 흑점 중심부의 본영을 NST를 이용해 정밀 관측한 결과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흑점의 역동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사진으로 찍힌 흑점의 중심부는 검은 구멍이 아니라 마치 피어나는 한 송이 꽃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흑점을 만드는 힘은 태양의 강력한 자기장이다. 자기장이 뿜어져 나오는 중심부에는 마치 분출하는 화산 주변에 용암이 흘러나오듯 플라즈마가 분출하면서 'umbral dot' 이라는 작은 점들을 만든다. 그 외부에는 마치 가느다란 실이나 꽃잎 같은 모양의 스파이크(spike)들이 존재하는데, 강력한 자기장을 따라 흐르는 뜨거운 플라즈마 물질들이다.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흑점 현상의 규모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다. 지구 한 개 정도는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는 거대한 흑점 내부에서는 강력한 자기장과 플라스마가 이글거린다. 자기장의 형태로 축적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폭발하면 지구를 집어삼키고도 남는 거대한 홍염이 태양 표면에서 솟구쳐오르게 된다.
이와 같은 장엄한 자연의 신비를 연구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더 강력한 관측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NST는 10초 간격으로 태양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다.
태양 활동은 지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태양 표면의 강력한 폭발인 태양 플레어와 코로나 물질 방출(CME)은 지구에 전파장애를 일으켜 우리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태양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