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나 나올 법한 탈출사건이 발생했다.
브라질 북부 파라주의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 44명이 무더기로 탈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집단 탈출이 가능했던 건 높은 담장 밑으로 시원하게(?) 뚫은 터널 덕분이었다. 교도소 내부에서 시작된 터널은 외부 숲까지 연결돼 있었다.
브라질 경찰에 따르면 1차 탈출은 8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했다. 재소자 33명이 터널을 통해 깜쪽같이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무더기로 재소자가 빠져나갔지만 교도소 측은 탈출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튿날인 11일에는 재소자 11명이 2차 탈출을 감행했다. 뒤늦게 대형 사고(?)를 알아챈 교도소 측은 서둘러 추격에 나섰지만 붙잡힌 건 8명뿐이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대대적인 검문검색작전을 펴고 있지만 도주한 36명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당한 건 터널의 존재가 이미 알려져 있었다는 것. 교도소 측은 3주 전 재소자들이 판 터널을 발견했다.
교도소 주변 숲까지 길게 판 터널을 발견한 교도소 측은 터널 입구를 봉쇄했다. 재소자들은 허술하게(?) 봉쇄된 터널 입구를 다시 뚫고 비웃듯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교도소 측으로선 대규모 탈출을 사전에 막았다고 마음을 놓고 있다가 허를 찔린 셈이다.
주정부 관계자는 "교도소 내부에 탈출을 도운 사람이 있는지, 책무에 소홀했던 점이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출사건이 발생한 교도소엔 재소자 288명이 수감돼 있다.
브라질의 교도소 수감인구는 60만여 명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