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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랄한' 상사와의 물리적 거리에 따라 중간관리자의 성격도 변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캠브리지 대학과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대학 합동 연구팀은 직장인, 연구직 과학자, 경영학과 학생 등 총 400명을 대상으로 5회에 걸친 연구를 수행하고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들에 따르면 조직의 대표가 악랄한 리더십을 보여줄 경우 중간관리자들도 하급자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으며, 대표와 관리자의 좌석 배치가 가까울수록 이런 경향은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흥미롭게도 두 사람의 물리적 거리가 충분히 멀어질 경우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즉 상급자에게 온당치 못한 대우를 받은 중간관리자들이 상사와 다른 사무실을 쓰거나 멀리서 일하는 경우 하급자를 오히려 더 잘 배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중간관리자가 상사를 따라 악질이 되어가는 이유는 상급자의 행동을 그대로 베껴 ‘좋은 인상’을 남기거나 승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이런 현상은 항상 조직 전반적인 업무 만족도를 낮추고 조직에 대한 구성원들의 헌신 의지를 꺾으며, 더 나아가서는 구성원 사이의 불화를 야기한다는 점을 경고했다.
연구팀의 히시 반 하위링겐 박사는 “공간적·사회적 거리가 충분치 못할 경우 최고 관리자들의 그릇된 태도가 조직 구조를 따라 그대로 ‘대물림’ 되어 조직 전체에 대한 악영향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드러났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최고관리자와 중간관리자들 사이 거리가 지나치게 가깝거나 이들의 상호 의존성이 높은 상황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하위링겐 박사는 “업무효율을 위해 상사와 거리를 가깝게 유지해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상사의 옳지 못한 태도가 조직 전체에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거리를 유지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