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또 하나의 지구'로 알려진 슈퍼지구 ‘케플러-452b’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 중 가장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케플러-452b는 지구의 1.6배 크기로 무려 1400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사실 인류가 방문하는 것은 꿈 속에서나 가능하다.
그렇다면 인류의 머리로는 가늠되지 않는 이 우주에 과연 지구와 같은 슈퍼지구는 얼마나 있을까?
사실 이에 대해서는 추측만 있다. 지난 2월 호주국립대학(ANU)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에만 슈퍼지구 숫자가 무려 2000억 개에 달한다는 계산서를 뽑아낸 바 있다. 이를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 은하에는 약 1000억 개의 별(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 존재하고 한 별 당 평균 2개의 슈퍼지구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계산한 것이다.
슈퍼지구가 되는 근거는 생명 서식 가능 구역으로 불리는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이 열쇠다. 곧 행성이 항성(태양)과 너무 가깝지도(뜨겁지도) 멀지도(춥지도) 않은 적당한 지역에 위치해 있을 경우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행성이 될 수 있다는 추측이다.
이와 달리 미국 버클리대학 연구원 앤드류 하워드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3년 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은하에 약 200억개(± 8%)의 행성을 지구형 후보로 결론내렸지만 여전히 그 숫자는 상상을 추월한다.
현재까지 슈퍼지구 찾기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다. ‘외계 행성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지난 2009년 발사된 이후 현재까지 우리 은하에서 약 1000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냈으며 확인을 기다리는 후보도 4175개에 달한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 이외에 다른 관측 기기로 확인된 외계 행성을 합치면 그 숫자는 1,855개를 넘어섰다.(2015년 1월 기준) 인류가 발견한 외계 행성 가운데 상당수가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활약으로 그 존재를 밝힌 셈.
이번에 발견된 ‘케플러-452b’도 그 중 하나로 지금까지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슈퍼지구는 총 12개다.(그림 참조) 또한 다른 관측 기구로 발견된 슈퍼지구를 포함할 경우 그 숫자는 배이상 늘어난다.
앞으로 외계 행성과 그 안의 숨어있을 슈퍼지구 찾기는 차세대 행성 사냥꾼 'TESS'(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가 맡는다. 오는 2017년 발사예정인 TESS는 사실상 임무가 종료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대신해 약 3000개 이상의 새 외계행성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