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팔과 하나의 다리만으로 무려 2575㎞에 달하는 산악자전거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불굴의 인간’의 스토리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출신의 크리스티앙 애티쉬(54)는 최근 열린 아마추어 산악자전거 대회 오뜨 루트(Haute Route)에 참가해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도전이 주목을 받은 것은 그가 외팔, 외다리의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15살 때 모터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그는 왼쪽 다리 전체와 왼쪽 팔 일부를 잃었다. 고난의 시간을 버틴 끝에 그는 다시 자전거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이번에 참가한 오뜨 루트는 프랑스 알프스에서 시작해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을 이룬 피레네 산맥까지를 잇는 대장정으로, 프랑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일주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의 ‘미니판’이라고 불리는 경기다.
일반인도 참가할 엄두를 내기 어려울 만큼 극한의 체력싸움이 벌어지는 이 경기에 크리스티앙 애티쉬의 도전은 물론 쉽지 않았다. 177㎞ 정도를 달렸을 무렵 체력의 한계를 느꼈고 포기까지 생각했다. 그는 그날을 “정말이지 지옥같은 하루”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크리스티앙 애티쉬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특수 자전거를 선물하고, 쉬지 않고 훈련을 도운 아내 도미니크를 떠올리며 쉬지 않고 자전거 바퀴를 굴렸다. 어디서나 그를 응원하는 20대의 세 아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가 50대의 나이와 평범하지 않은 신체로 극한의 도전에 뛰어든 것은 35세 무렵, 외발 사이클 선수를 우연히 목격한 뒤부터다. 그는 “(나는) 왜 안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장 자전거타는 연습을 시작했다. 물론 초반에는 단 50m를 타는 것도 어려웠다. 끊임없이 쓰러졌지만 끊임없이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50m가 100m가 됐고 결국 나는 더 이상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앙 애티쉬가 팔다리가 멀쩡한 사람도 도전할 엄두를 내기 어려운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머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에도 같은 대회에 참가해 코스를 완벽하게 완주했다. 올해 역시 꾸준한 체력관리와 훈련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나는 매우 심각한 장애가 있지만 오른쪽 다리와 팔 만으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면서 “나는 매일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내 장애에 감사한다. 장애가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을 해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