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 환경단체들은 비닐봉지를 먹고 죽은 거북의 부검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경고' 문구가 따로 붙어 있을만큼 끔찍하다. 이 거북의 내장에서는 엉켜있는 많은 비닐봉지가 발견됐으며 장에는 일부 구멍난 흔적도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비닐봉지를 잔뜩 먹어치운 거북이 아사한 것으로 일부 독소도 내장에서 검출됐다.
세간에 어느정도 알려진대로 비닐봉지는 석유와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지며 그 과정에서도 대기오염을 발생시킨다. 문제는 비닐봉지가 특성상 거의 영구적으로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쓰레기가 된 비닐은 우리가 사는 땅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비닐 쓰레기는 바다로 많이 흘러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피해를 입는 것이 바로 거북이다. 호주의 수의학자 레리 보겔네스트 박사는 "바다 거북은 물 위에 떠다니는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착각해 먹는다" 면서 "바다 거북의 70%가 비닐봉지를 먹고 있으며 이중 20%는 얼마 못가 죽는다"고 설명했다.
호주 환경단체들이 연합으로 거북 부검 사진을 공개한 이유는 있다. 호주 내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완전 금지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 실제 세계 각국에서도 비닐봉지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유료화와 재활용, 에코백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나 아예 금지시킨 나라도 있다. 지난 7월 하와이주는 슈퍼마켓에서 비닐봉지를 나눠주는 것을 미국 전체 주에서 최초로 금지시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