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에 위치한 왜소행성 세레스(Ceres)에서 보이는 미스터리한 ‘하얀 점’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 연구소는 세레스의 밝게 빛나는 하얀 점이 소금기 있는 얼음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지 네이처(Nature) 9일자에 발표했다.
전세계 학자들의 큰 관심을 끈 '오카토르 크레이터’(Occator crater)내에 존재하는 거대한 하얀 점은 미 항공우주국(NASA) 무인탐사선 던(Dawn)의 탐사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아스팔트처럼 어두운 세레스 표면 위로 밝게 빛나는 하얀 점의 정체를 두고 그간 전문가들은 화산, 간헐천, 바위, 얼음, 소금 퇴적물 등 다양한 주장을 제기해왔다.
던의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이번 논문에 따르면 세레스에는 총 130개의 크고 작은 하얀 점이 있으며 연구팀은 그 주요성분을 수화(水化)된 황산마그네슘으로 추측했다.
연구를 이끈 안드레아스 나튜스 수석연구원은 "지구의 황산마그네슘과 유사하지만 또다른 타입으로 보인다" 면서 "태양빛이 소금기있는 이 얼음 물질에 반사되면서 밝게 빛나는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빛을 받으면 수시간 동안 짙은 연무가 생기는데 이는 하얀 점 내 물질이 고체상태에서 액화되지 않고 바로 증기가 되는 승화(昇華)현상이 이루어지는 것" 이라면서 "세레스는 소행성이지만 태양빛에 얼음이 녹는 혜성같은 특징도 보인다" 고 덧붙였다.
한편 세레스는 지름이 950km에 달해 한때 태양계 10번째 행성 타이틀에 도전했으나 오히려 명왕성을 친구삼아 ‘왜소행성’(dwarf planet·행성과 소행성의 중간 단계)이 됐다. 그러나 세레스는 태양계 형성 초기에 태어나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학자들에게 ‘태양계의 화석’ 이라 불릴 만큼 연구가치가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