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는 태양 같은 별이 많게는 수천억 개 이상 모여서 만들어진 거대한 천체를 말합니다. 그런 만큼 그 크기는 태양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합니다. 하지만 우주의 큰 구조에서 보면 은하 역시 작은 천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에 있는 은하의 숫자는 은하계의 별보다 더 많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과학자들이 망원경으로 현재는 물론 과거 은하의 모습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100억 년 전 은하의 형태를 연구하고 싶다면 100억 년 전 은하를 관측하면 됩니다.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 100억 년이 걸렸으므로 그만큼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먼 거리에서는 은하 같은 큰 천체도 작은 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이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아주 강력한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우주 및 지상의 최신 망원경을 이용해서 우주 초기의 은하의 상태를 보기 위해 많은 관측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모아 우주 초기의 모습을 재구성했습니다.
영국 왕립 천문대는 2005년부터 수집한 영국 적외선 망원경(United Kingdom Infrared Telescope·UKIRT)의 관측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울트라 딥 서베이(Ultra-Deep Survey·UDS)라는 이름의 이 데이터는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은하 25만 개의 데이터를 모은 것으로, 앞으로 우주 초기의 모습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멀리 떨어진 은하를 관측하는 일은 그 자체로 어렵지만, 중간에 가스 성운이나 다른 천체가 있으면 관측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지구와 멀리 떨어진 은하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좁은 공간을 통해 관측이 이뤄집니다. 사실 울트라 딥 서베이 자료는 ‘UKIDSS’(UKIRT Infrared Deep Sky Survey)로 불리는 더 큰 관측 데이터의 일부로 약 5%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좁은 창을 통해 본 90억 년 이전의 초기 우주(사진)는 다양한 색상과 모양을 지닌 별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은하입니다. 이 은하는 나중에 합체와 진화를 거쳐 우리 은하 같은 은하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 작은 점안에 수많은 별이 있고 그 별 가운데 일부는 지구 같은 행성을 거느리는 것입니다. 우주의 거대함은 인간을 한없이 겸손하게 만듭니다.
사진=오마르 알마이니, 영국 노팅엄대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